(인터뷰②에 이어) “저는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랐다. 어릴 적에 논두렁으로 등하교를 했고 고등학교는 기숙사에서 3년을 보냈다. 대학생이 되면서 상경했다. 데뷔하고 나서도 사무실에 얹혀살기도 했었다. 그때까지는 진짜 평범하게 살았다. (배우가 된 후)삶이 바뀌긴 했지만 지금도 숨어서 다니는 거 빼곤 똑같다(웃음). 숨어 다니는 건 어쩔 수 없다. 사람들이 많은 데를 가면 시비가 붙더라. 요즘은 드문데 예전에는 아저씨들이 툭툭 치고 그랬다.”
영화 ‘골든 슬럼버’(감독 노동석)에서 택배기사 김건우를 소화한 건 강동원의 연기력도 큰 몫을 차지했지만 그가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며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그만의 진실한 성격이 함께 묻어 나왔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남을 더 배려하는 강동원의 따뜻한 성품과 인성이 연기 연장선상에 놓여 모자람이 없었던 것이다.
강동원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데뷔하고 나서도 변한 게 없다는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최고 스타의 반열에 올라 있는 그가 작품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외모도 외모지만, 성실하고 착한 인성 덕분이었다. 또 연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겠다는 직업 정신도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올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다.
강동원은 “배우라는 사람이 결국엔 그 시대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과거나 미래를 이야기할 때도 역시 그 상황에 깊이를 불어넣는 게 아닌가 싶다. 저는 연기로도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준환 감독의 영화 ‘1987’에서 진심 어린 연기로 호평 받은 강동원. 이한열 열사 역을 맡아 짧은 시간 특별출연했지만, 그가 전한 감동은 영화가 끝나고서도 여전히 가슴속에 남아 있다.
그는 이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주는 방향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물론 무거운 부분만이 아니라 즐거운 쪽으로도 재미를 드리고 싶다. 관객들이 기대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영화 ‘인랑’(감독 김지운)을 촬영 중인 강동원은 크랭크업 하는 대로 미국 사이먼 웨스트 감독의 재난 액션영화 ‘쓰나미 LA’에 합류할 계획이다. 이 작품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역사상 가장 큰 쓰나미가 도시를 강타하고 대량 살상을 초래한다는 내용을 그린다. 3월부터 유럽 일대에서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하며 2019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연과정은 복잡한데 다른 작품을 이야기하다가 이거부터 하자고 해서 하게 됐다. 사람들을 구하러 다니는 정의로운 한국인 서퍼(surfer)”라고 간략하게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어보였던 강동원이 자신의 울타리를 열어가며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궁금했다.
그는 “사람을 잘 들이지 않는 스타일이긴 한데 그러면서도 한 번 봤어도 옆에 둬야겠다는 생각을 하면 그러는 편”이라며 “주변에 사람이 별로 없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은 5명 정도된다. 그게 적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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