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KBO 리그 개막을 함께 할 30명의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확정됐다. 연봉 상승세는 다소 주춤했지만 평균 연봉은 여전히 100만 달러를 웃돈다. KIA가 가장 많은 금액, 한화가 가장 적은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까지 외국인 선수 한 자리를 확정하지 못했던 삼성은 13일 우완 리살베르토 보니아와 총액 70만 달러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KBO 리그 10개 구단은 2018년 외국인 라인업을 모두 확정했다.
외국인 선수가 팀 전력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심혈을 기울인 농사였다는 게 전체적인 반응이다. 이제는 100만 달러를 우습게 입에 올리는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의 이적료 장사, 한국 팀들에 유독 많은 연봉을 요구하는 에이전트 및 선수들의 태도가 점점 노골적으로 변해가는 상황에서 각 구단들도 고민이 많았다. 각 구단 외인 스카우트들은 예산이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점점 좋은 외국인을 찾기가 어려워진다고 입을 모은다.
30명의 계약금 및 연봉 총액은 3055만 달러로 평균으로 따지면 약 101만8000달러다. 우리 돈으로 11억 원을 약간 상회한다. 이는 구단이 밝힌 인센티브 최대치를 포함한 금액이나 MLB 구단에 지불한 이적료,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인센티브는 제외된 수치다. 선수들이 건강하게 좋은 활약을 펼칠 경우 지출해야 할 실제 금액은 이보다 더 많을 공산이 크다.
팀별로 살피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가 1위였다. KIA는 헥터 노에시(200만 달러), 팻 딘(92만5000달러), 로저 버나디나(110만 달러)에 총 402만5000달러를 썼다. 우승 프리미엄이 반영된 수치로 애당초 적잖은 지출은 예상이 됐다. 2위는 SK였다. 메릴 켈리(175만 달러), 제이미 로맥(85만 달러)와 재계약을 했고, 앙헬 산체스를 총액 110만 달러에 영입했다. 산체스 영입에는 별도의 이적료도 있었다. 적어도 외인에는 과감한 베팅을 한 셈이다.
삼성(325만 달러), 두산(310만 달러), kt(305만 달러), NC(300만 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하위권에 있었던 삼성과 kt의 외국인 투자 결과가 주목된다. 롯데(290만 달러), LG(280만 달러), 넥센(275만 달러)도 적지 않은 금액을 썼다. KIA, SK가 금액적인 측면에서 다소 돋보일 뿐, 나머지 팀들의 지출액은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들 나름대로 신경을 썼다는 반증일 수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유일하게 열외가 된 팀은 한화다. 지난 몇 년간 외국인 선수 투자에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한화는 올해 세 명의 외국인 선수에 총액 197만5000달러를 쓰는 데 그쳤다. 지금까지는 비교적 화려한 MLB 경력을 갖춘 선수들을 영입하며 필연적으로 지출이 늘어났다면, 이번에는 건강하고 젊은 선수로 선회하면서 지출 규모가 줄어들었다. 200만 달러도 투자하지 않은 팀은 한화 뿐이다. 한화가 예년 정도의 투자를 이어갔다면, 올해 외인 시장은 엄청나게 커질 수도 있었다.
물론 연봉이 성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연봉으로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다. 특히 올해는 각 구단별로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고 외인 영입전에 나선 것이 눈에 띈다는 평가다. 경력이 화려한 선수보다는 연봉이 비싸지 않으면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 대거 선회했다. 각 구단들이 얼마나 ‘좋은 눈’을 가졌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