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이름을 달고 뛴 랜디 희수 그리핀이 역사적 첫 골을 터트린 남북 단일팀이 한일전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최선을 다했고 졌지만 잘 싸웠다.
새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14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예선 최종전서 일본에 1-4(0-2 1-0 0-2)로 패했다. 남북 단일팀은 조별예선서 3연패에 빠졌지만 한수 위의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성과를 얻었다. 또 역사상 첫 골까지 뽑아내며 경기장을 찾은 4110명의 관중들의 열광을 이끌어 냈다.
머리 감독은 2차례의 0-8 패배와는 달라진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했다. 1라인의 엄수연-박채린-최유정-박종아-이진규가 나서며 변화가 없었다. 2라인은 김은향-김세린-박윤정-최지연-한수진이 출전했다. 김은향은 3경기 연속 출전했다.
3라인에는 박예은-박캐롤라인-김희원-랜디 희수 그리핀-황충금이 나섰다. 황충금 역시 3경기 연속 출전이다.
4라인은 정수현-김향미-고혜인-임대넬-조수지로 구성됐다. 스웨덴전에서 손목이 좋지 않아 빠졌던 정수현이 복귀했고, 김향미가 북한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남북 단일팀은 일본의 주력 골리 후지모토 나나가 결장하면서 기회를 맞이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 일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팽팽한 경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었다.
일본은 도코 하루카가 비하인드 넷에서 골대 앞으로 연결한 퍽을 구보 하나에가 침착한 슈팅으로 득점, 1-0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남북 단일팀은 곧바로 추가골을 허용했다. 랜디 희수 그리핀이 2분간 퇴장 당한 가운데 맞이한 숏핸드디 상황에서 일본의 팀 플레이에 실점했다. 일본은 고이케 시오리의 슈팅이 골리 신소장 맞고 튀어 나오자 크리스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오노 쇼코가 침착하게 득점, 1피리어드 3분 51초 2-0으로 앞섰다.
남북 단일팀은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1피리어드 9분경 박채린이 시도한 슈팅이 일본 수비 스틱 맞고 골리 정면으로 향했다. 남북 단일팀의 첫번째 슈팅이었다.
1피리어드 막판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치열하게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슈팅 정확도가 떨어졌다. 박종아, 이진규 등이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일본은 1피리어드서 13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남북 단일팀은 4개였다.
기어코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올림픽서 첫 골을 기록했다. 일본을 상대로 터트린 골이었다. 랜디 희수 그리핀이 일본의 수비와 치열한 몸싸움을 펼친 뒤 시도한 슈팅이 일본 골키퍼 가랑이를 뚫고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남북 단일팀은 2피리어드 9분 31초 1-2로 한 골 만회했다. 귀화 선수들이 해냈다.
한 골을 만회한 뒤 남북 단일팀의 경기력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고 일본 수비를 괴롭혔다.
분위기 반전을 노린 일본은 추가골을 터트렸다. 게이코 시오리가 강략한 슬랩샷으로 득점, 일본은 3피리어드 11분 42초 1-3으로 달아났다. 또 일본은 경기 종료 직전 남북 단일팀의 엠티넷 상황에서 연속골을 기록했다. 남북 단일팀은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임했다. 비록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고 잘 싸웠다. / 10bird@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