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설 파일럿 ‘로맨스 패키지’가 시청자들의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지만 화제성만큼은 최고를 유지하며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SBS 파일럿 ‘로맨스 패키지’는 ‘소개팅보다 짜릿하고 맞선보다 효율적인 3박 4일 간의 주말 연애 패키지’를 콘셉트로, 남녀 각각 5명씩 총 10명의 20-30대 청춘 남녀들이 불타는 금요일 오후 1시 호텔 체크인을 시작해 월요일 오후 12시 체크아웃 하는 순간까지 자신에게 맞는 연애 상대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린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로맨스 가이드로는 전현무, 한혜진이 나섰다. ‘나 혼자 산다’에서 환상 케미를 보여주는 전현무와 한혜진은 10명의 패키지 참가자들의 행동을 보고 나름대로의 분석을 전하는가 하면, 화끈한 리액션으로 보는 재미를 추가하는 MC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로맨스 패키지’는 예능계에서는 이미 익숙한 짝 프로그램 포맷을 표방하지만, 과거에 유행했던 ‘방팅’이라는 소재를 호텔이라는 배경과 묶어 발칙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으로 재탄생했다. 이미 여러 번 봤던 짝 예능이지만, 과감한 소재 비틀기로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전현무와 한혜진의 MC 발탁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전현무와 한혜진이란 익숙한 조합이 안정감을 주고, MC들도 서로 친하기 때문에 남녀간의 솔직한 생각 차이를 나누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호텔 소개팅”이라는 말에 “정초부터 너무 야한 것 아니냐”며 나서서 디스를 하는 등 전현무와 한혜진은 날카로운 입담으로 시청자가 오해할 수 있는 요점들을 먼저 치고 빠지는 영리한 진행을 하기도 했다.
이런 장점에도 ‘로맨스 패키지’는 ‘짝’의 아류라는 반응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짝 예능 프로에서 가장 유명세를 얻은 ‘짝’을 만든 게 SBS이기 때문. 호텔이라는 새로운 배경만 도입했을 뿐 많은 고민 없이 그대로 과거 프로를 답습했다는 인상이 크게 남는다. 이미 한 차례 열풍을 휩쓸고 지나갔던 짝 예능 포맷을 새삼스럽게 들고 온 것도 식상하다는 반응을 이끈 주요 원인이었다.
팽팽하게 엇갈리는 반응 속에서 ‘로맨스 패키지’는 화제성만큼은 확실하게 챙기고 있다. 평창올림픽 특수에도 5%대가 넘는 시청률을 얻었고,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등 화제성 면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에 뒤지지 않고 있다. 호텔 방팅이라는 콘셉트가 워낙 강렬하기 때문에 논란과 호기심이 혼재하는 반응을 보고 있노라면, ‘로맨스 패키지’가 노린 건 이 지점일 것이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로맨스 패키지’는 이 화제성을 등에 업고 오늘 오후 11시10분 2회를 방송한다. 과연 ‘로맨스 패키지’는 이런 화제성을 꾸준히 이끌고 나아가 발칙한 문제작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인지 궁금증이 모인다. / yjh0304@osen.co.kr
[사진] ‘로맨스 패키지’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