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역사를 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이 중국을 잡고 새 역사 창조를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김은정 스킵(주장)을 필두로 김경애(서드), 김선영(세컨드), 김초희(리드), 김영미(후보)로 구성된 여자 컬링은 18일 오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4인조 예선 5차전서 중국을 12-5로 완파했다. 한국은 8엔드 만에 중국의 기권을 얻어내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서 당한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이로써 세계랭킹 8위 한국은 4승 1패를 기록했다. 세계 1위 캐나다, 2위 스위스, 4위 영국에 이어 10위 중국을 꺾은 한국은 남은 4경기서 2승만 수확해도 4강행을 바라볼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올림픽 컬링 여자부는 총 10팀이 참가해 예선에서 한 번씩 맞붙는 라운드 로빈을 거쳐 상위 4개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상대에 따라 후보와 리드를 오가는 김초희는 "중요한 시점에 들어가서 흐름을 끊지 않아 다행이다. 앞으로 경기가 많다. 조금 더 집중해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상대를 신경쓰지 않고 이기자는 마음으로 했다. 그래서 동계아시안게임 패배는 생각하지 않고 오늘 게임만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승리해서 정말 기쁘다. 남은 게임도 잘할 것이라 믿는다"고 자신했다.
여자 컬링은 이번 대회에 올인을 선언했다. 선수들은 감독과 상의 하에 휴대폰도 반납하고 외부와 접촉을 차단했다. 김민정 감독은 "컬링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서 좋은 말씀도 많지만 안좋은 말도 많다. 아직 어린 선수들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선수들과 합의 하에 휴대폰을 안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컬링은 아직 고속도로는 아니고 가시밭길이다. 우리를 통해 컬링이 알려지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좋겠다 생각했다"며 "선수들은 10년간 이끌어준 분들이 별도로 있어 감사하다. 사명감을 갖고 있다. 한국 최초로 올림픽에 나와서 4승, 3승에 만족한다가 아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히자 김초희가 안쓰러운 눈빛으로 감독의 눈물을 닦아주며 보듬었다. 김선영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너무 힘든 일이 많아서 감독님이 뒤에서 많이 애쓰셨다. 우리가 신경 안쓰게 하려고 뒤에서 열심히 하셨다"며 위로했다.
김 감독은 마음을 다잡은 뒤 "승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새 역사를 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스승도 제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애틋하다. "4강 플레이오프 생각은 안하고 있다. 나부터 그 생각을 하면 선수들에게 그런 단어를 쓸 것 같아 1경기 1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하고 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이 무서운 경기력과 하나된 마음으로 새 역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