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3연패'에 도전했던 이상화(29, 스포츠토토)가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상화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37초33의 기록으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바로 앞 조에서 달린 고다이라가 올림픽 신기록인 36초 94에 0.39초가 못미치는 기록이다.
이상화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다. 비록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납득할 수 있는 기록이었다. 더구나 '빙속여제'로서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성적이었다.
이상화는 경기 후 밝은 얼굴로 믹스트 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왔다. 이상화는 지금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는 첫 질문에 "수고했다. 너무 고맙습니다. 뭐 이런 말"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기자들이 '수고했다, 고맙다'고 말해주자 이상화도 "감사하다"고 대답했다.
이상화는 빨랐던 스타트에 대해 "나도 빠르다는 걸 알았다. 마지막 코너 진입할 때까지도 온몸으로 느꼈다. 세계신기록 세울 때 느낌을 받았다"면서 "너무 빠른 속도를 오랜만에 느껴봐서 그런지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가 있었다. 이미 끝났고 결과는 은메달. 거기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는다. 정말 값진 경기였다"고 평했다.
이상화는 무릎 부상에 대해 "부상으로 스피드 감을 잃었던 건 사실이다. 그걸 찾기까지 1년반 걸렸다. 올라오는 추세였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36초대도 진입했다. 별 후회없다. 이미 끝났다"고 이번 대회와 상관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경기 후 흘린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상화는 "이제 끝났구나였다. 금메달을 못따서 슬퍼하는 건 아니었다. 솔직히 3연패 부담 없잖아 있었다. 그러나 할 수 있다고 되뇌었다. 경기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조건이라 말할 건 아니다. 내게 휴식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가장 힘들었을 때에 대해 "작년이었다. 종아리 부상으로 몸은 앞으로 가고 있는데 기록이 나오지 않았다. 자유자제로 스케이팅을 할 수 없었다. 누군가 잠깐 종아리를 잡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끌어올리기가 시간이 길었다"고 떠올렸다. /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