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서로를 외면하는 형제, 15년째 버즈 노래만 부르는 남편, 격하게 때리며 장난치는 아내가 '안녕하세요'에 떴다.
19일 전파를 탄 KBS2TV '안녕하세요'에서 싸워서 9년 동안 서로 말을 안 하는 형제가 등장했다. 사연 신청자는 "고1 때 동생한테 심하게 장난쳤는데 동생이 물건을 던지면 버럭했다. 그래서 때렸고 사이가 틀어졌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은 형제의 사이를 풀어주려고 외식도 하고 제주도 여행도 갔지만 형제는 전혀 말도 안 하고 여행 사진도 따로 찍은 1장 뿐이었다. '안녕하세요' 녹화 대기실에서도 둘은 서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함께 나온 어머니는 "형제가 데면데면한 사이라 서럽고 많이 슬펐다. 내가 아팠을 때 차라리 죽을 병이라서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 보는 게 소원이라는 유언을 남기고 싶을 정도였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형제는 결국 오해를 풀었고 어색하지만 서로 마주보며 눈빛을 교환했다. 사과를 주고받으며 화해하는 둘을 보며 어머니는 흐뭇하게 웃었다. 이들의 사연은 102표를 받았다.
이어 15년째 버즈 민경훈 노래만 부르는 남편이 고민이라는 아내가 나왔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버즈에 꽂혔다는 남편은 이들의 노래만 부른다고 했다. 아내가 듣기 싫다고 해도 배려 없이 구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심지어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에도 남편은 무신경했다. 섭섭해하던 아내는 "민경훈이 원망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민경훈이 잘생겨서 좋긴 좋은데 남편 노래가 듣기 싫을 뿐이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남편은 즉석에서 버즈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을 불렀다. 즉석 영상통화로 인사한 민경훈은 "노래 잘 들었다. 본인 스타일 대로 노래하면 더 나을 것 같다"며 "저를 좋아해주신다고 하니 70점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좋은 노래라도 옆에서 계속 들으면 싫을 것 같다. 제게 쏠린 관심을 아내와 주위에 나눴으면 좋겠다"며 아내에게는 "제가 데뷔해서 죄송하다. 노래를 가끔씩 내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아내는 집안일을 돕지 않는 가부장적인 남편에게 "아이와 나를 위해줬으면 좋겠다. 집안일도 많이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남편도 "노래를 앞으로는 흥얼거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의 사연은 141표를 획득했다.
다음 사연의 주인공은 8살 어린 아내의 거친 스킨십이 고민이라는 남편. 자신을 토끼라고 부르는 아내가 스킨십을 거부하면 꼬집고 때리고 복부를 가격한다는 고민을 토로했다. 실제로 남편의 몸에는 플라이 니킥으로 맞은 멍이 존재했다.
합기도 유단자인 아내는 KCM까지 제압할 정도로 다양한 폭력 기술을 겸비했다. 하지만 "하지 말라"는 남편의 말이 그렇게 아파하는건 줄은 몰랐다는 변명. 스튜디오에서 아내는 극존칭을 썼지만 사실은 맞먹는다는 게 남편의 폭로였다.
두 사람은 가족들 앞에서 오해를 풀었고 더욱 돈독해진 사랑을 확인했다. 최종 득표는 48표. 그 결과 버즈앓이 남편의 사연이 우승을 차지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