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들과 함께 하는 느낌이었다. 한국적인 것을 또 하겠다."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의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마지막 무대를 아리랑으로 장식했다. 민유라-겜린 조는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서 열린 대회 피겨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서 기술점수 44.61점 + 예술점수 41.91점을 더해 86.52점을 받았다. 민유라와 겜린은 전날 쇼트점수를 더해 합계 147.74점을 기록했다.
민유라와 겜린은 전날 쇼트댄스서 개인 최고점에 가까운 61.22점으로 다음 무대에 진출한 뒤 "프리스케이팅서 마음 속 아리랑을 다 열어 보여주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민유라와 겜린은 이날 4번째로 은반 위에 올라 연기를 펼쳤다. 프리댄스서 아리랑에 맞춰 연기하고 싶다고 수 차례 밝혀왔던 민유라와 겜린은 개량한복을 입고 등장해 관중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민유라와 겜린은 소향의 '홀로 아리랑' 선율에 몸을 맡겼다. 첫 번째 과제인 스테이셔너리 리프트를 성공한 민유라-겜린은 서큘러 스텝 시퀀스와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민유라-겜린은 이후 스트레이트 라인 리프트와 싱크로나이즈드 트위즐, 다이아고날 스텝 시퀀스를 깔끔하게 성공한 뒤 로테이셔널 리프트, 코레오그래픽 스피닝 무브먼트, 코레오그래픽 댄스 리프트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다음은 민유라-겜린과 일문일답.
-소감은.
▲끝나서 아쉽다. 또 나가서 하고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힘들지 않고 팬들 호응 좋아서 쉽게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아주 완벽하진 않았다. 기술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뿌듯하다.
-아리랑이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메인 코치는 괜찮다고 했지만 어시스턴트 코치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국 사람은 알지만 독일, 미국 심판은 모르지 않나. 힘들 것 같지만 나와 겜린은 끝까지 해보겠다고 해서 프로그램을 짰다. 첫 경기에서 한국 심판이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 우리가 올림픽 스팟을 따지 못해서 기술 점수 떨어지면 올림픽 못오지 않나. 그렇지만 우리는 끝까지 하겠다고 했다. 올림픽까지 와서 이걸 할 수 있어 정말 만족스럽다.
-밀어부친 특별한 이유는.
▲한국 올림픽이기 때문에 선택한 음악이다. 올림픽에서 할 거면 이 곡을 꼭 쓰고 싶었다. 싱글은 김연아 때문에 잘 알려졌지만 아이스 댄스는 두 번째라, 한국 아이스댄스를 알리고 싶어 한국 아리랑과 한복을 입고 나왔다.
-태극마크 의미.
▲한국 자부심 같은 것 있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엄마가 항상 너는 한국 사람이고 한국을 알아야 된다고 말해줬다. 나는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 사람이다(웃음).
-한국적인 의상 또 할 것인가.
▲베이징 올림픽까지 4년 남았다. 또 하고 싶다. 지금 시즌이 다 끝나가 아직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한국 아이스댄스 있다는 걸 알려 좋다. 전에는 '피겨' '피겨' 했지만 요즘은 아이스댄스 선수 아니냐고 말해줘서 기분 정말 좋았다. 올림픽이 4년 남아 생각을 안했지만 또 하고 싶다.
-전에도 한복 입어봤나.
▲입어본 적이 있다. 제대로 된 건 이후로 했다. 사진 찍어본 건 입어봤다.
-한복 입고 한다는 게 익숙하지 않았을 텐데.
▲한복은 치마도 크고 약간 느슨하다. 스케이트 탈 때는 못하지만 디자이너랑 이야기해서 딱 붙도록 만들어서 겜린도 불편하다고 안했다. 몸에 맞춰서 제작했다.
-독도 가사 빠진 부분 이상한 느낌 없었나.
▲경기를 할 때는 지장이 없었다. 기분이 이상한 건 없어 연습하던대로 했다.
-겜린의 느낌은 어땠나.
▲부모님이 날 위해 많은 걸 희생했다(울먹). 말을 못하겠다.
-가장 울컸했던 순간은.
▲맨 마지막에 음악이 커졌을 때 느꼈다. 이상한 말이지만 내가 위에서 연기하는 것 보는 느낌이었다. 관중들과 정말 함께 하는 느낌 났다.
-겜린의 지금 기분을 한국어로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완전히 머리가 비었다. 압도적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