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에게 '게이트'의 흥행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전작 '로마의 휴일'을 비롯해 최근 선보인 영화들이 시원치 않은 성적을 거두며 흥행에 목이 말랐다. 그런 가운데 임창정이 심혈을 기울여 선보이는 '게이트'는 임창정에게 사이다처럼 시원한 흥행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임창정은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영화 '게이트'(신재호 감독) 인터뷰에서 "노력을 하는데 안 되는 것"이라고 흥행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임창정은 "그 전에는 좋은 감독님과 했다. 예전에 저와 작업했던 감독님들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나가는 감독들이 됐다. 그런데 그 감독님들이랑 잘 안 만나진다"고 너스레를 떨며 "언젠가는 다시 작업하고 싶다"고 밝혔다.
임창정에게 '게이트'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제작자로 영화 전반에 참여했고, 주연 배우로 극을 이끌었다. 게다가 음악 감독으로도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게이트'는 임창정이 신재호 감독과 의기투합해 함께 설립한 영화사 삼삼공구의 브라더스의 첫 번째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임창정에게는 의미 있는 영화일 수밖에 없다.
임창정은 "시나리오보다 영화가 잘 나온 것 같아서 만족한다. 우리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이끌어낸 결과라면 후회하지 않는다"며 "누군가에게는 재밌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는 '저게 뭐 영화냐' 싶을 수도 있다. 어떻게 다 맞출 수가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제 직업이 그런 것들을 다 맞추는 직업이긴 하다. 보편적인 사람들의 공통분모를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는 직업이지 않느냐"며 "저는 최선을 다했고, 저 혼자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듯이 다 한 게 아니라 영화에 관련된 모든 분들과 다 모여서 열심히 해서 이끌어낸 것이다.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 한다는 임창정. 늘 과정에 최선을 다했기에 결과에 후회도 없다. 배우로서, 가수로서, 제작자로서, 예비 감독으로서, 도전을 멈추지 않는 임창정의 눈은 더욱 먼 미래를 보고 있다.
"늘 최선을 다해요.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인정을 못 받을 때가 있죠. 그러면 그냥 최선을 다했지만 인정만 받지 못한 거예요. 제가 20년을 활동했는데 어디가 전성기인지는 모르는 거죠. 제가 100년을 살 건데, 그 중에 20년을 활동한 것 뿐이거든요. 아직 모르는 먼 미래에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늘 생각하면서 살아요.
그런 꿈을 사는 것 자체에 의미부여를 하고 싶어요. 그것 자체가 아름답지 않을까요. 아이를 두면서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제가 70살 먹어서도 어딘가의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을 수도 있고, 가요 시상식에서 올해의 가수상을 받을 수도 있어요. 그때 무대에 올라서 '제가 40대에 하는 영화마다 망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가 생각난다' 이런 소감을 하길 바라며 살고 싶어요."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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