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슬럼버’의 노동석 감독이 강동원과의 작업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골든슬럼버’는 무엇보다 평범해진 강동원의 변신이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이번 영화에서 강동원은 한 순간에 대통령 후보 암살범으로 몰린 평범한 택배 기사 건우 역을 연기한다. ‘강동원 is 뭔들’이라는 말이 통하는 충무로지만, ‘골든슬럼버’ 개봉 전까지 ‘평범한’ 강동원이 사뭇 생소했던 것도 사실. 그러나 강동원은 아이돌을 위험에서 구한 시민 영웅에서 한 순간에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용의자로 몰리는 청년 건우 역을 맡아 슬기로운 변신에 성공했다.
노동석 감독은 ‘특별한 배우’ 강동원이 ‘평범한 청년’ 건우로 변신한 것에 대해 “저나 스태프들은 촬영할 때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 택배기사 왔네’ 이런 느낌이었다”고 웃었다. 이미 강동원을 건우로 생각하기 전에, 이미 건우가 돼 촬영장에 스며들어 있었다는 것.
노동석 감독은 “저나 스태프들이 촬영장에서 ‘동원씨 어딨지?’라고 찾은 적도 있었다. 건우가 된 강동원은 이미 무리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 있었다. 프리 프로덕션을 할 때부터 의상, 헤어, 피부톤까지 사전에 논의하면서 준비를 했었다. 거기에 강동원이 촬영하면서 뛰는 모습이나 디테일까지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며 “강동원은 굉장히 운동 신경이 좋다. 학창시절에 축구를 해서 그런지 실제로는 육상 선수가 뛰는 것처럼 뛴다. 하지만 건우가 도망칠 때는 이 영화의 성격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뛰는 포즈까지도 생각해 가면서 촬영했다”고 사소한 장면에도 숨겨진 노력을 전했다.
강동원은 ‘골든슬럼버’에서 생애 첫 1인 2역에 도전하기도. 늘 착한 강아지 같은 눈망울을 빛내는 선한 인물 건우, 그리고 건우를 음모에 빠뜨리기 위해 동원된 서늘한 눈빛의 실리콘, 1인 2역을 연기한 것.
이에 대해 노동석 감독은 “예전보다는 1인 2역 연기가 많이 흔해졌다. 시각적인 충격이 크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다만 1인 2역의 캐릭터가 신체적인 접촉을 하거나, 싸우는 장면은 그다지 많이 없는 편이었다. 1인 2역이 부딪혀 싸우는 모습을 구현하는 것은 고난이도의 작업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동원이 건우와 실리콘 역할을 각각 한 번씩 촬영한 후, 모션 컨트롤 카메라를 이용해 합성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신체적인 접촉을 하는 경우에는 강동원과 얼굴형이 가장 비슷한 무술팀이 연기를 했고, 얼굴 부분은 강동원 얼굴을 360도 스캔을 한 뒤 고난이도의 CG 작업을 거쳤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작업을 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최대한 얼굴을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골든슬럼버’에서 강동원의 두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부드러움과 어두움이 공존하는 두 명의 강동원, 건우는 인간적이면서도 친숙한 표정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실리콘은 서늘한 표정으로 남성적인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관객들에게 반전의 재미를 선사한다. 노동석 감독은 “특수장비와 CG의 도움이 컸지만, 기본적으로 강동원이 좌측과 우측 얼굴이 주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좌측이 좀 더 선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고, 우측이 더 날카롭고 차가운 인상을 준다. 때문에 1인 2역 장면에서 건우는 좌측만, 실리콘은 우측만 보여준다”며 “강동원이 실리콘 역할을 위해 직접 특수 분장을 하기도 했다. 코와 입에 보형물을 사용해서 성형을 통해 다른 듯 닮은 듯한 인물이 된 실리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mari@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