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의 LG 첫 스프링캠프. 류 감독은 만족 속 아쉬움을 드러냈다. '발'이 그렇다.
LG는 지난 시즌 종료 직후 양상문 감독을 단장으로 승진시키며 류중일 감독을 선임했다. 삼성 지휘봉을 잡은 2011년부터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를 일군 류 감독. LG가 바라던 바는 분명했다. 류 감독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선수 시절부터 30년간 줄곧 삼성 유니폼만 입은 그의 첫 외도였다.
류 감독은 부임 후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처음 선수단과 마주했다. 하지만 마무리캠프 특성상 주전 선수의 비중이 높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스프링캠프가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류 감독으로서도 최우선 과제로 '선수단 파악'을 꼽았다.
그리고 미국 애리조나주 1차 스프링캠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LG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훈련을 끝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하루 남짓 국내에 머문 뒤 곧장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지로 넘어간다. 이곳에서 여섯 차례 연습 경기 치를 예정이다.
류중일 감독도 어느 정도 선수단 파악을 마친 상황이다. 류 감독은 "이제 2차 캠프로 넘어가면 실전 돌입이다. 선발진부터 불펜, 베스트9까지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가지 아쉬움을 드러냈다. "발이 문제다".
류 감독은 삼성 시절부터 지키는 야구에 능했다. 선발진은 물론 오승환을 필두로 안지만, 심창민 등 리그 정상급 불펜 자원이 즐비했다. 때문에 홈런쇼에서 나오는 다득점 색은 아니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발의 중요성만큼은 강조했다. 과거 강명구를 시작으로 박해민, 배영섭 등이 경기 막판 한 점 짜내기 위한 주루 플레이에 능했다. 류 감독은 "결국 한 점 짜내는 게 내 야구 스타일이다. 그러나 LG에서는 마땅한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LG는 지난해 144경기서 77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리그 평균(78도루)과 거의 유사했다. 이형종(11도루)과 오지환(10도루)만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을 뿐, 마땅한 발 야구 자원이 없었다. 2016시즌에는 121도루로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하지만 김용의(19도루), 루이스 히메네스(18도루), 오지환(17도루) 편중이 심했다.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점차 도루의 중요성은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도루와 주루는 다르다. 류 감독이 말하는 건, 상대 배터리를 흔들며 한 베이스를 더 선점할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게다가 이번 캠프에는 오지환마저 불참했다. 더욱 주루 기근에 시달리는 류 감독이다.
류 감독은 "하늘에서 날쌘돌이 한 명 떨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결국 내부 자원에서 답을 찾을 분위기다. 과연 그의 고민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ing@osen.co.kr
[사진] 파파고(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