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먼저 할까요’ 첫방부터 제대로 터졌다.
지난 20일 SBS 새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극본 배유미/연출 손정현/제작 SM C&C)가 베일을 벗었다. 2시간여에 걸쳐 4회가 연속 방송된 것. ‘키스 먼저 할까요’는 살아 숨쉬는 캐릭터, 탄탄 스토리,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 유쾌한 웃음은 물론 가슴 떨리는 멜로의 향기까지 선사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그야말로 120분 순간삭제 드라마의 탄생이다.
이를 입증하듯 시청률 역시 첫 방송부터 제대로 터졌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키스 먼저 할까요’는 전국기준 시청률 1부 8.1%, 2부 10.5%, 3부 9.9%, 4부 9.1%를 기록, 월화극 왕좌를 차지했다.
이날 방송은 바닷가에 마주선 손무한(감우성 분)과 안순진(김선아 분)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쓸쓸한 분위기 속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어뜨릴 것 같은 표정의 안순진. “사랑은 계획에 없던 거야. 실수야”라고 말하며 시선을 피하는 손무한. 애틋하면서도 가슴 시린 두 남녀의 모습은, 이후 이들이 그려낼 사랑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며 시청자를 집중시켰다.
이어 드라마는 같은 빌라의 501호와 401호에 사는 손무한과 안순진의 일상,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들의 첫 만남, 6년의 시간을 거슬러 숨어 있을 이들의 인연까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매끄럽게 보여주며 몰입도를 높였다.
501호에 사는 손무한은 고독한 독거남이다. 과거 광고천재로 불렸지만 이혼하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강아지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욕실에 갇혀도 3박4일 동안 구해줄 사람이 없고, 아픈 등에 파스를 붙여줄 사람도 없다. 그런 그에게 친구 황인우(김성수 분)가 큐피드로 나섰다. 자신의 아내인 이미라(예지원 분)의 친구 안순진과 소개팅을 주선한 것.
승무원인 안순진은 극빈 돌싱녀다. 빚 때문에 공항까지 사채업자가 쫓아오는 것은 물론, 집에도 빨간 딱지가 붙어 있다. 삶만으로도 고된 그녀에게, 전남편 은경수(오지호 분)와 직장 후배이자 은경수의 현부인인 백지민(박시연 분)의 존재는 버겁기만 하다. 은경수는 여전히 안순진을 걱정, 그녀 곁을 맴돌고 백지민은 그런 안순진을 신경 쓰며 끝없이 질투한다.
이런 두 사람이 소개팅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어떻게든 잘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나온 안순진과 달리 빨간 아웃도어 복장으로 나타난 손무한. 그는 안순진의 이름 때문에 나왔다고 했다. 이는 6년전 비행기에서 마주했던 인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안순진은 그 때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안순진과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고, 그녀는 손무한과의 기억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여러 오해 속에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소개팅. 하지만 두 사람은 다시 마주했다. 뿐만 아니라 4회 말미, 손무한은 안순진이 401호에 살고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다. 서로 다른 이유이지만 자꾸만 마주하게 되는 두 사람이 이후 어떤 감정으로 묶이게 될지, 나아가 6년 전 이들을 둘러싼 인연이 무엇이었는지 커다란 궁금증을 남기며 이날 방송은 마무리됐다.
‘키스 먼저 할까요’는 리얼 어른멜로다. 방송 전부터 예비시청자들의 호기심과 기대를 유발했던 ‘리얼 어른멜로’의 매력이 첫 방송부터 폭발했다. 과감하고 도발적인 대사들, 그 뒤에 자리 잡은 인물별 서사, 탄탄한 스토리는 현실적 캐릭터들과 만나 시너지를 발휘했다. 여기에 코믹과 감성을 넘나들며 활약한 배우들의 열연, 손정현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은 극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었다.
배꼽 빠지게 웃다 보면 심장이 떨리고, 어느새 울컥해지는 드라마. 이것이 ‘키스 먼저 할까요’가 그릴 리얼 어른멜로인 것이다. 나아가 첫 회부터 이토록 매력적인 드라마가 ‘키스 먼저 할까요’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그려낼지 또한 기대된다. /parkjy@osen.co.kr
[사진] '키스먼저할까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