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장비는 물론 생활에 필요한 짐을 바리바리 싼 채 훈련장으로 향한다. 1차 캠프 마지막 날 LG 선수들의 풍경이다.
LG는 1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파파고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3일 훈련 후 하루 휴식.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를 시작으로 넥센과 연습 경기를 치렀으며, 자체 청백전까지 한 차례 실시했다. 총 세 번의 실전을 끝으로 1차 캠프 일정이 마무리됐다.
LG는 22일 오후 7시30분 비행기로 귀국길에 오른다. 23일 새벽에 도착한 뒤 약 28시간 뒤인 24일 오전, 다시 일본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오른다. 실전 위주의 2차 스프링캠프를 위해서다. 도착 이튿날인 25일 훈련을 실시한 뒤 26일 삼성과 연습 경기를 치른다. 총 여섯 번의 연습 경기 끝에 모든 캠프 일정이 마무리된다.
류중일 LG 감독으로서는 어느 때보다 귀한 시간이다. 지난 시즌 종료 직후 LG 감독으로 선임된 그는 곧장 일본 마무리캠프를 떠났다. 여기서 LG 선수단을 한 차례 만나봤지만 주축 고참들은 모두 빠진 상황이었다. 1군에서 활용도 높은 선수들과 처음으로 함께 하는 이번 캠프가 어느 때보다 귀한 시간인 이유다.
때문에 LG 훈련 시계는 예년보다 훨씬 바쁘게 돌아간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 시절부터 적잖은 훈련량으로 이름을 날렸다. 물론 야간까지 펑고를 치는 것처럼 구시대의 방식을 따르는 건 아니다. 개인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포함된 일정. 선수들은 예년과 다른 강도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물론 류중일 감독은 "훈련량이 많은 건가? 잘 모르겠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선수들의 반응은 다르다. 박용택은 "감독님이 새로 오셨다 보니 선수들 입장에서는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때문에 선수들 스스로가 알아서 피치를 올린다"라고 강조했다. 포수 유강남 역시 "예년에는 오전에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마친 뒤 오후 일정이 여유로웠다. 반면, 올해는 오전에 기술 훈련을 한 뒤 오후에 웨이트 트레이닝한다. 훈련 내용도 타이트해졌다"라고 밝혔다.
높은 훈련 강도는 귀국 일정에도 드러난다. LG는 22일 오전 훈련까지 마친 뒤에야 출국길에 오른다. 이동일에는 훈련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이유가 있다. LG는 미국에서 한국을 거쳐 오키나와로 향한다. 이동에만 꼬박 하루 이상을 소모한다. 22일 오후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제대로 된 훈련을 치를 수 없다. 1차 캠프에서 달궈둔 몸이 다시 무거워질까 염려한 류중일 감독이다. 물론 평소에 비한다면 몸만 푸는 수준이다. 이는 오키나와 캠프에서 겪을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인 셈이다.
류중일 감독은 "애리조나와 오키나와를 오가기 때문에 일정이 타이트하다. 선수들 입장에서 썩 좋은 루트는 아니다"라며 "오키나와에서 실전을 치르기 위해서 출국일 오전에도 간단한 훈련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여느 때보다 바삐 돌아가는 LG의 훈련 시계가 이들의 성적까지 바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
[사진] 파파고(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