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의 대표 배우 소지섭과 손예진이 연인과 부부로 만났다.
22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소지섭과 손예진, 이장훈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본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년 전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가 기억을 잃은 채 ‘우진’(소지섭) 앞에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장훈 감독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충무로에 데뷔한다. 그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솔직히 이런 기회가 또 올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즐겁게 하고 싶었다. 처음 예진 씨가 재미있게 읽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지섭 씨가 하겠다고 한 순간, 1년 반 전만 해도 투명인간처럼 살았는데 이렇게 한 순간에 사람 인생이 달라질 수 있구나 싶었다. 꿈 같다”고 남다른 감회를 털어놨다.
아내를 떠내 보낸 뒤 어린 아들과 단둘이 남겨진 우진 역을 맡은 소지섭과 세상을 떠난 1년 뒤 모든 기억을 잃은 채 남편 앞에 나타나게 되는 수아로 분한 손예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멜로 호흡을 맞췄다.
두 배우는 멜로 영화를 꼭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최근 카리스마 넘치는 작품들로 관객들을 만난 소지섭은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따뜻하고 설레고 먹먹하기도 했다. 당시에 사랑을 주제로 한 연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저랑 잘 맞는 것 같다”며 “정말 첫사랑을 하는 것처럼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옛날 생각도 나면서 저도 사랑을 그렇게 하는 편이라 추억들이 떠오르더라. 그런 추억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클래식’과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 감성 영화의 퀸으로 불리는 손예진은 전작들과 차별점에 대해 “‘클래식’과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여전히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너무 많고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큰 동기라고 생각한다. 두 영화는 제게 많은 소중한 것을 준 작품이다. 그 작품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계속 시나리오를 찾았고 이번 작품이 세 번째 대표적 멜로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소지섭은 손예진과 작품을 하게 된 소감으로 “연인, 부부 연기를 해야 하니까. 안도감, 기대감, 설렘도 있었다”며 “촬영 내내 너무 행복했다. 작품을 기다리다 보면 긴장되고 두려움이 있는데 이번 작품은 첫사랑을 만나는 설렘의 긴장감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자신의 데뷔작에서 소지섭과 남매로 만났던 손예진은 “그 뒤로 광고도 몇 번 찍었고 행사에서 몇 번 보고 했는데 뭔가 모르게 친근함이 있었다. 제 데뷔작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오빠가 신인 때 제 어렵고 부족한 모습을 다 봐와서 오히려 더 편안함이 있었다”며 “오빠가 이 작품을 꼭 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오빠가 처음에는 안 한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극적으로 합류하게 될 때 쾌재를 불렀다. 여러 가지로 너무 든든했다”고 화답했다.
이어 “정말 자기보다 상대방과 스태프들을 이렇게 까지 생각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너무 좋았고 이번 역할이 단지 연인이 아니라 과거 연인이고 현재 부부여서 그 든든함이 제게 큰 힘이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어떤 사랑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냐는 질문에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 제가 받았던 큰 위로는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는 말이 가장 와 닿았다. 이 영화를 통해서 그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미안함이 있다. 그런 분들한테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오는 3월 14일에 개봉한다. /mk3244@osen.co.kr
[사진] 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