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기부터 영화감독 A까지, 끝없는 성추문으로 연예계가 멍들고 있다.
현재 연예계에서는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연출감독의 성폭력 파문부터 시작된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연극배우 이명행을 비롯해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연출감독, 배우 조민기까지 수많은 문화·연예계 인사들이 성추문에 휩싸인 가운데, 영화감독 A가 신인 여배우들을 성희롱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미투 운동'은 영화계로 번지는 모양새다.
유명 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연출감독은 김수희, 이승비, 김지현 등 4명의 여배우들이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윤택은 18년 넘게 상습적으로 자신의 극단 여배우들에게 안마 시중을 시키고, 성추행하거나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윤택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사과를 했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지현은 다음날 자신이 배우로 활동할 당시 이윤택의 성폭행으로 임신했고, 낙태까지 했다는 충격 사실을 밝혀 문화·연예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조민기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조민기는 청주대 측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고 알려졌지만, 조민기 측은 "사실무근이다. 스스로 사표를 제출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민기 측의 거짓 반론에 청주대 학생들이 연이어 '미투 운동'을 벌이며 조민기의 심각한 성추행을 폭로하고 나섰고, 조민기 측은 "이번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민기는 여전히 억울하다는 입장. 조민기는 다수의 방송 매체를 통해 "모든 것이 음해이며 딸과 같은 학생들에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냐"고 의혹을 전면 반박하는 동시에, 피해자들에게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화감독 A의 성희롱 문제가 뒤늦게 알려지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A감독은 성희롱 문제로 최근 개봉한 영화 홍보 일정에서 전면 배제됐다. 제작사 측은 홍보 일정 진행 도중 A감독이 신인 여배우를 성희롱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곧바로 인터뷰를 비롯해 VIP 시사회, 무대인사 등 영화 관련 홍보 일정에서 전면 배제했다.
A감독의 성희롱을 폭로한 한 신인 여배우는 "여배우는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며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하느냐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아" 등의 성희롱 발언을 폭로했다. 이 여배우는 "저 말고 피해 입은 분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A감독이 글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한 문자 메시지를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끔찍한 성추문이 연예계 전반을 뒤덮고 있다. 특히 현재 폭로된 연예계 성추문은 위계를 이용한 권력형 성범죄로,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범죄다. 용기있는 이들이 오래 망설였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고, 많은 이들이 '미투 운동'으로 이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도 용기 있는 폭로가 이어지고 있고, 피의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여전히 한 마디 사과없이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고 있다. 용기있는 자들의 용기 있는 선택이 또 한 번 세상을 바꾸는 지금, 진실된 사과와 이러한 성범죄 척결이 필요할 때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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