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네덜란드 대표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과연 네덜란드 대표팀과 얀 블록하위선은 정성스런 사과를 했을까.
예론 비흐 네덜란드 선수단장은 22일 강원 강릉 라카이샌드파인 리조트에 있는 휠라 글로벌라운지에서 한국 취재진에게 사과했다. 약속된 시간 보다 20여분이 지난 후였다. 원래 이 자리는 사과의 자리가 아니었다. 전 날 금메달 행사에서 한국팬에게 상해를 입힌 스벤 크라머의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기자회견은 갑작스럽게 변경됐다. 사과 자리로 바뀌었다. 문제의 발단은 '개고기 논란' 이었다.
네덜란드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얀 블록하위선이 한국의 개고기 식용 문화를 비아냥대는 듯한 발언을 해 큰 비난을 받았다. 얀 블록하위선은 당시 영어로 "이 나라에서 개를 잘 대해주세요(Please treat dogs better in this country)"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은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크라머의 기자회견 대신에 진행된 사과 기자회견에 나선 네덜란드 대표팀 예른 비흐 단장은 "한국 문화에 대해 매우 존경한다. 지난 3주 동안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전 날 얀 블록하위선과 이야기를 나눴다. 고의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 와서 사과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얀 블록하위선이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올림픽 파크에서 개인적인 일이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며 "추후 인터뷰를 통해 사과문을 내놓을 예정이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얀 블록하위선은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 얀 블록하위선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과도 정상적인 사과로 보기 힘든 내용이 담겨있다.
얀 블록하위선은 2개의 트윗을 통해 "의도치 않게 한국인과 한국에 대해 모욕한 것은 미안하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제대로 동물을 보호하고 더 나은 장소로 만들기를 원한다"면서 여전히 논란이 될 만한 이야기를 적어 놓았다.
사과문을 올렸다고 했던 비흐 단장은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알지 못했다. 또 그 내용을 설명하고 질의가 잘못된 것이냐는 말에는 슬쩍 넘어갔다. 그저 "미안하다"는 말만 했다. 미안하다는 말이 사과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면 진심어린 사과였지만 그가 내놓는 이야기들은 사과의 진정성을 파악하기에는 어려웠다.
얀 블록하위선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사과 내용도 정상적인 사과라고 생각하기에는 힘들다. 개고기 논란은 국내에서도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한 논의는 이 자리에서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진정성 있는 사과였다면 선수 본인이 참석하면 됐다. 스타 선수인 크라머도 참석하는 기자회견이라면 얀 블록하위선이 오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네덜란드 관계자는 그의 불참이유에 대해서는 "선수촌에서 일이 있었다"라며 추가 질문을 사실상 봉쇄했다.
이날 사과 기자회견의 일등 공신은 네덜란드가 아니라 휠라였다. 네덜란드 대표팀 공식 후원사 입장에서 기자회견을 만들었다가 선수들의 사고로 사과 기자회견까지 만들었다. 오히려 행사를 진행한 휠라 직원들이 연신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네덜란드 대표팀 단장과 NOC 홍보 담당자는 자신이 원하는 질문자를 선택해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면피를 위한 기자회견이라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