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시마 리포트] ‘돌직구 펑펑’ 강지광-박종욱, 순조로운 투수 전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2.23 13: 00

“투수로 전향하길 잘했다”는 평가가 벌써 나온다. 포지션을 바꾼 두 명의 ‘트랜스포머’가 던지는 강속구는 그만큼 매력적이다. SK 퓨처스팀(2군) 코칭스태프도 작품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달려들고 있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SK 퓨처스팀은 투수들의 좋은 컨디션에 고무된 모습이다. 예년보다 몸 상태가 좋다는 게 공통된 이야기다. 이 중에서도 선수들의 입지가 조금 나뉜다. 당장 2군에서 중책을 맡아야 하는 선수도 있고,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미래를 내다보는 선수들도 있다. 강지광(28)과 박종욱(22)은 후자에 해당하는 팀의 비밀병기다.
두 선수는 올해부터 투수로 뛴다. LG와 넥센에서 기대를 모았던 강지광은 외야수였다. 하지만 SK는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 당시 강지광을 투수로 전향시키겠다는 확고한 목표 속에 1라운드 지명권을 활용했다. 인천고 시절 에이스 및 4번 타자로 활약했던 모습을 기억하는 염경엽 단장의 야심작이다. 박종욱은 포수 출신이다. 중학교 이후 마운드에 서 본 경험이 없다. 하지만 무릎 부상으로 포수 포지션 소화가 어려운 반면, 워낙 좋은 어깨를 가진 것에 주목했다.

아직은 조금 어설픈 모습이 있다. 일반적으로 투수의 길을 밟은 선수들과는 폼부터 조금 다르다. 마치 야수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한다. 그러나 하체 활용 등 서서히 투수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이제 투수의 그림이 조금 나온다”라고 할 정도다. 아직 변신이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140㎞ 이상을 던지는 강한 어깨와 힘 있는 패스트볼은 기대를 걸기에 충분하다.
강지광은 빼어난 신체 조건을 자랑한다. 일각에서는 “김동엽보다 몸이 더 좋다”라고 칭찬할 정도다. 근육으로 무장해 마치 보디빌더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그런 몸에도 엄청나게 유연하다는 것이 컨디셔닝 파트의 이야기다. 유연성 및 신체 테스트에서는 1군에서도 상위권이다. 박종욱 역시 어깨가 유연하다. 간결한 폼에서도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원동력이다. 포수 출신이라 팔 스윙이 인상적이다.
강지광은 야수 훈련도 하고 있다. 엄밀하게 따지면 투수 8, 타격 2 정도로 훈련을 한다. 투수로 전향하지만 굳이 재능을 한쪽으로 예단하지 않으려는 게 구단의 생각이다. 강지광 또한 두 배로 훈련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방망이를 돌리면서 얻는 기분 전환 효과도 있다. 투수로 던지면서도 한 타석 정도는 타자로도 나설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구단의 경기 막판 운영에 도움이 된다.
박종욱은 전력으로 공을 던지는 중이다. 변화구는 거의 던지지 않는다. 못 던져서가 아니라, 코칭스태프의 엄명이다. 2군 선수들은 손가락 장난보다는 일단 구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이라는 게 제춘모 투수코치의 지론이다. 200%의 힘으로 공을 던지다보니 체력이 금세 동나기도 하지만, 서서히 투구수를 끌어올리면서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하체를 좀 더 활용할 수 있다면 150㎞를 던지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선천적인 어깨가 좋다. /skullboy@osen.co.kr
[사진] 강지광(위)-박종욱(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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