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계주 노메달의 아픔을 딛고 하루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곽윤기, 김도겸, 서이라, 임효준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지난 22일 밤 강릉아이스아레나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 결승서 23바퀴를 남기고 선두를 달리던 임효준이 넘어지며 4위에 그쳤다.
이로써 2006 토리노 대회 이후 12년 만에 계주 금메달을 노렸던 남자 쇼트트랙은 4년 전 소치 대회 노메달의 아픔을 반복했다. 남자 대표팀은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3일 오전 강릉 올림픽파크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회를 결산했다. 김지용 선수단장과 김선태 감독을 비롯해 곽윤기, 김도겸, 서이라, 임효준, 황대헌 등 대표팀 선수 5명이 참석했다.
대표팀은 계주 노메달의 아픔을 서로를 칭찬하는 릴레이로 오히려 힐링하는 의연함을 보여줬다.
▲ 황대헌이 임효준에게
효준이 형은 항상 제 옆에서 어떻게 보면 항상 같이 갈 수 있는 형이었다. 항상 옆에 있고 이끌어줘서 고마운 형이었다.
▲ 임효준이 서이라에게
이라 형은 장점이 정말 많은 형이다. 항상 긍정적이고 안좋은 일이 있어도 팀 분위기가 안 좋아도 긍정적으로 '할 수 있다', '해오던대로 하면 잘할 수 있다'고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나를 많이 이끌어줘서 고맙다. 내가 고등학교 때 이라 형이 4학년 졸업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나한테는 거리가 먼 선배였다. 대표팀에 들어와서 1년간 생활하며 형들이 정말 많이 이끌어줘서 기억에 남는 1년이 됐다.
▲ 서이라가 김도겸에게
도겸이가 정말 정이 많다. 형들한테 덩치에 안 맞게 애교도 부린다. 동생들에게도 살갑게 대해준다.
▲ 김도겸이 곽윤기에게
사실 가장 힘들고 부담이 되는 자리가 맏형이다. 내가 생각했을 땐 윤기 형이 맏형으로서 리더십이 있다. 서스럼 없이 후배들에게 다가가주고 벽을 먼저 허물어주는 게 정말 좋았다. 먼저 후배들도 장난치게 해주고 장난도 받아주고, 그래서 끈끈해질 수 있는 분위기였다.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고마워 윤기야(웃음).
▲ 곽윤기가 김선태 감독에게
막내였을 때 제일 형이면 어떨까 생각했다. 이 자리에 오니 감독님 마음이 어떨까 생각했다. 감독님을 만나고 제대로 된 소통이 뭔지 잘 알게 됐다. 그 덕분에 후배들과 벽이 없어진 거 같다. 5000m 계주 정말 잘 해내서 인터뷰 때 말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의 그간의 노력이 비춰지지 않았다. 우리가 이렇게 된 건 감독님 덕분이다. 인터뷰도 좋은 것만 생각했는데 이자리를 빌려 '감독님 그간 수고 많으셨고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 김선태 감독이 황대헌에게
대헌이는 뭐든지 열심히 한다. 운동보다 게임을 더 열심히 한다(웃음). 방에 들어가면 항상 게임을 한다. 힘들 때나 즐거울 때나 게임을 하는구나 생각했다. 이번 계기로 게임 조금 자제하고 운동에 조금 집중했으면 좋겠다. /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