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언니' 김아랑의 뜨거운 눈물...팽목항에서 날라온 그 한마디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2.23 13: 29

"팽목항 분들에게 고맙다는 연락이 왔었는데 그 한 마디가 큰 위로가 됐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맏언니 김아랑이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대표팀이 전날의 아픔을 딛고 하루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 대표팀의 에이스 최민정과 심석희는 지난 22일 밤 강릉아이스아레나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서 서로 충돌해 넘어지며 메달 획득이 좌절됐다.
최민정은 1500m와 3000m 계주 우승으로 2관왕을 달성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심석희는 500m, 1000m, 1500m서 모두 넘어지는 악재 속에도 2회 연속 올림픽 계주 금메달을 따는 성과를 거뒀다. 김아랑도 2회 연속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생애 첫 올림픽에 출전한 김예진과 이유빈도 금메달에 입맞춤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23일 오후 강릉 올림픽파크에 위치한 코리아하우스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회를 결산했다. 김지용 선수단장과 김선태 감독을 비롯해 김아랑, 심석희, 최민정, 김예진, 이유빈 등 대표팀 선수 5명이 참석했다.
김아랑은 개인전서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헬맷에 달고 나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김아랑은 단체전서 동료들에게 피해가 가는 걸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노란 리본을 가리고 출전했다.
김아랑은 "대회 중간에 리본 때문에 화제가 될 줄 몰랐는데 많은 분들이 봐주셨다"며 "팽목항 분들에게 고맙다는 연락이 왔다. 그 한 마디에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고, 큰 위로가 됐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올림픽 치르는 내내 기분 좋게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김아랑은 "올림픽 개막 후 지금까지 모든 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소치의 아쉬움을 씻어내기 위해 욕심도 냈다. 메달 따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막상 경기 시작하고 나서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정말 즐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메달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후회없는 경기를 펼쳤다. 나중에 '내가 정말 잘했구나' 생각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스스로 마음가짐을 후회없이 하자는 생각으로 계속 훈련을 했다. 여기에 와서도 내가 준비했던 모든 걸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해서 즐기고 후회없이 했다. 내가 한 단계 성장한 올림픽이었다"고 평창에서의 시간을 돌아봤다.
맏언니 부담감에 대해서는 "맏언니여도 나이 차가 얼마 나지 않는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훈련할 때 언니는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든든했다. 운동할 때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 마음을 잘 알아서 동생들한테 내가 느꼈던 든든한 마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어려운 부분도 있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석희와 민정이가 경험도 있고 언니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말도 해줬다. 우리가 다같이 뭉쳐서 좋은 모습을 보여서 조금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공을 돌렸다./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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