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연출감독의 성폭력 파문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연예계 전반에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배우 조민기, 조재현, 조근현 감독 등 연예계 인사들이 잇따라 성추문에 휩싸인 가운데 폭로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윤택 감독은 김수희 이승비 김지현 등 4명의 여배우에게 성폭행 및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폭로에 휘말렸다. 이윤택 감독은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 사과를 했으나 성폭행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김지현은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며 배우 활동 당시 이윤택의 성폭행으로 임신, 낙태를 한 사실을 털어놔 충격을 안겼다.
여기에 조민기가 청주대학교 교수직 재임 시절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글이 게재돼 파문을 일으켰다. 소속사는 성추행 폭로글을 부인하며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으나, 청주대학교 학생들은 성추행을 부인하는 조민기 측의 입장에 더욱 반발하며 폭로성 글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남학생 여학생 포함 다섯 차례 폭로글이 올라왔고, 자신의 오피스텔로 불러 음담패설과 원치 않는 스킨십 등이 있었다는 주장이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폭로글이 이어지자 조민기와 소속사는 추가 입장 발표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 중이다.
영화 '흥부' 조근현 감독 역시 프로젝트 오디션에서 한 신인 여배우 A씨에게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 "깨끗한 척 조연으로 남느냐, 자빠뜨리고 주연하느냐" 등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A씨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됐다.
조근현 감독은 인터뷰를 비롯해 VIP시사회, 무대인사 등 영화 관련 홍보 일정에서 전면 배제됐다. 현재 그는 미국에서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래퍼 던말릭 역시 두 명의 팬을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던말릭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팬과 아티스트라는 권력관계를 이용해 추행을 저질렀음을 인정한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뉘우치고 더 난은 사람이 돼 스스로 경계하며 살아가겠다"고 밝혔고, 소속사 데이즈얼라이브에서 퇴출됐다.
이번엔 조재현이 성추문에 휘말렸다. 조재현이 지라시 속 성추문에 휘말린 또 다른 배우 J씨로 유력 거론되자, 배우 최율이 조재현의 포털사이트 프로필을 캡처한 뒤 SNS에 게재하며 "내가 너 언제 터지나 기다렸지. 생각보다 빨리 올게 왔군. 이제 겨우 시작. 더 많은 쓰레기들이 남았다"고 주장하며 "미 투 위드 유"라는 글을 올린 것. 소속사는 "아직 관련 글을 보지 못했다.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렇듯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선언이 연예계의 병폐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미투 운동'이라 불리는 성추문 폭로가 연예계를 빠른 속도로 정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실,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jeewonjeo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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