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스토리] '트라웃과 동급' LAA, 오타니에 전례없는 스타 대우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2.24 05: 55

오타니 쇼헤이(23·LA 에인절스)는 이미 팀을 대표하는 스타다. 아직 첫 선을 보이기도 전인데 말이다.
LA 에인절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의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감독들은 스프링캠프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취재진 인터뷰를 가진다. 마이크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이라고 다르지 않다. 하지만 미 현지 기자들 몇몇과 따로 먼저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뒤를 이어 일본 기자단과 별도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다. 오타니와 일본 취재진을 위한 시간을 따로 할애하는 것이다.
10년째 MLB.com 소속 사진기자로 활동 중인 라자니 루시는 여전히 이 부분이 신기하다. 그는 매년 스프링캠프 때면 애리조나의 캑터스리그 팀들을 돌며 사진을 촬영한다. 스프링캠프는 이적생들 향한 관심이 가장 뜨거울 때다. 그러나 루시는 "오타니는 그 중에서도 특별하다"고 전했다. 그는 "소시아 감독은 확실히 오타니와 일본 기자들을 배려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는 훈련 후에도 마찬가지다. 오타니는 매일 훈련을 마친 뒤 기자단 인터뷰를 가진다. 일본 기자들은 따로 설치한 간이 미디어 텐트에서 오타니의 하루하루를 묻는다. 오타니는 매일 쏟아지는 비슷한 질문에도 성실하게 답한다. 보통의 선수들은 으레 훈련 후 클럽하우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지만 오타니는 특별했다.
비단 취재진이 아니더라도 오타니를 다르게 인식할 수밖에 없다. 에인절스는 다른 팀들이 그러하듯 스프링캠프 경기장에도 기념품 상점을 오픈했다. 아무래도 메이저리그 구장에 비하면 간이 상점 수준이라 몇몇 알짜배기 제품들만 만날 수 있다. 선수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은 단 두 종류, 오타니와 마이크 트라웃의 것이었다. 오타니의 이름이 한자로 새겨진 기념 모자도 있었다.
에인절스 샵의 알시 리베라에게 오타니 관련 제품 수익을 물었다. 그는 "구체적인 금액은 업무 비밀이라 말해줄 수 없다"면서도 "오타니와 트라웃의 유니폼 판매량은 대략 7대3이다. 물론 오타니 유니폼의 구매자는 대부분 일본인이지만 미국 팬들도 큰 관심을 가진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오타니 유니폼을 입은 미국 팬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오타니의 일거수일투족은 화제였다. 오타니는 이날 JC 라미레스와 짝을 지어 캐치볼했다. 캐치볼 도중, 오타니의 실투가 날아왔고 라미레스가 이를 받지 못했다. 때문에 관중석에서 촬영 중이던 일본 사진 기자석으로 공이 날아갔다. 사진기자들은 황급히 공을 피한 뒤 오히려 오타니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기죽지 말라는 의미였을까. 오타니는 멋쩍은 미소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절정은 오타니가 타격 훈련할 때였다. 오타니는 이날 불펜 피칭 후 프리배팅을 실시했다. 이날 30번 스윙했고 그 중 여섯 번을 홈런으로 연결했다. 디아블로 스타디움의 가운데 담장은 420피트(약 128미터). 단순히 담장만 넘긴 게 아니라 백스크린 자체를 넘겼다. 파괴력이 엄청났다. 이를 지켜본 200여 명의 팬들은 물론 동료 선수들에 취재진까지도 스윙 한 번마다 박수와 환호를 내질렀다. 마치 '오타니 쇼'를 지켜보는 방청객 같았다. 1루 베이스 뒤쪽에서 오타니를 지켜보던 마이크 소시아 감독도 그에게 다가가 "너무 많이 치면 안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타니는 25일 밀워키와 시범경기 홈 개막전에 선발등판한다.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비로소 첫 선을 선보이는 것. 하지만 뚜껑을 열기도 전에 오타니는 이미 스타다. /ing@osen.co.kr
[사진] 템피(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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