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31·LA 다저스)이 첫 라이브 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류현진 역시 만족을 드러냈다. 이제 그의 시즌이 본격 시작된다.
류현진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랜치 팀 스프링캠프에서 시즌 첫 라이브 피칭을 진행했다. 류현진은 이날 전까지 세 차례 불펜 피칭을 소화한 바 있다. 타자를 상대한 건 올해 처음. 류현진은 21구 만에 아웃카운트 여섯 개를 처리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류현진은 초청 선수 카이버트 루이스와 배터리 호흡을 맞춰 트래비스 타이욘과 유스니엘 디아스, 드루 잭슨이 류현진을 상대했다. 한 바퀴 도는 동안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12구만 던진 탓에 제대로 된 컨디션 체크가 어려웠다. 류현진은 릭 허니컷 투수코치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한 바퀴를 더 돌았다.
당초 류현진의 예상 투구수는 20~25구. 그러나 세 타자를 너무 빨리 잡아낸 바람에 투구수가 늘어났다. 허니컷 코치와 상의 끝에 내려진 결정이었다. 류현진은 타이욘과 디아스, 잭슨을 9구 만에 땅볼 세 개로 처리했다. 아웃카운트 여섯 개를 잡는 데 필요한 건 21구였다.
훈련 후 취재진과 만난 류현진은 "생각했던 것보다 제구가 잘됐다. 투심 패스트볼도 좀 던졌는데 변화나 제구가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처음 던진 것 치고는 괜찮았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라이브 피칭 전부터 투심 패스트볼에 신경을 썼고, 제구와 변화에 만족을 했다. 여섯 타자 중 세 차례가 땅볼. 그 중 두 번은 투심이었다. 류현진은 "아직까진 완벽하지 않지만, 좋은 모습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류현진의 '새 신부' 배지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가 훈련장을 찾았다. 그를 만난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 모두 "류현진이 럭키가이다"라고 엄지를 세웠다. 류현진은 "주위에서 그렇다면 그런 거다"라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로버츠 감독은 배지현 아나운서에게 "류현진이 잘못하면 내게 얘기해라. 혼내주겠다"라고 엄포를 놨다. 류현진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류현진은 이날부터 5일 로테이션으로 시범경기 체제에 돌입한다. 미 현지 언론에서는 류현진을 확실한 선발투수로 분류하고 있다. 로버츠 감독 역시 "류현진은 선발을 편안해한다. 효율적인 기용법을 고민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선발투수 자리가 확정된 건 아니다. 지난해보다는 경쟁 상대가 줄었다는 건 부담이 덜하지만, 내 자리가 확실한 건 아니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ing@osen.co.kr
[사진] 글렌데일(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