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야 자신감을 가져라!".
이상호는 24일 오후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벌어진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결승서 네빈 갈마리니(스위스)보다 0.43초 뒤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동메달은 잔 코시르(슬로베니아)에게 돌아갔다. 이상호는 4년 전 소치 대회 이 종목 은메달 리스트인 갈마리니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상호는 한국 설상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따며 역사를 썼다. 이상호는 4강에서 소치 대회 이 종목 동메달, 평행회전 은메달에 빛나는 잔 코시르(슬로베니아)를 0.01초 차로 물리치고 결승행의 신화를 썼다.
이상호의 뒤에서 많은 도움을 준 이들 중 가장 주목 받는 사람은 이상헌 감독. 이 감독은 지난 2014 소치 올림픽 때부터 스노보드 대표팀을 지도했다. 1년에 8~9개월을 선수들과 함께 지내는 가족같은 사이다.
이상헌 감독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게 되더라.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다"며 "(이)상호가 먼저 안아주면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더 고맙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알파인 스노보드 대표팀은 남자 3명, 여자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코치가 이들 선수 5명을 표현하는 말은 "다섯 손가락"이다.
이 코치는 "우린 8~9개월을 같이 산다. 피가 섞인 가족들도 사이가 나빠질 수 있는데 국내 정상인 국가대표 선수들은 모두 기질이 강하다"며 "처음엔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노하우가 생겼다. 답은 사랑하는 것이었다. 다섯 손가락을 전부 사랑했다"고 대표팀을 하나로 뭉치게 한 비결을 설명했다.
눈이 녹아 불리했던 블루코스에서 타는 이상호에게 이 감독은 믿음의 리더십을 선보였다.
이상헌 감독은 "오늘 네 컨디션이면 누구도 이길 수 있다. 자신감을 갖고 타라"고 말했다. 스승의 격려를 받은 이상호는 코시르를 0.01초 차로 제치고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