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회복’에 도전하는 SK가 실전 전쟁터에 도착했다. 선수는 많지만, 자리는 정해져있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만큼 미리 짚어볼 부분도 많다.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을 마무리한 SK는 23일 하루를 쉬고 24일 2차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에 도착했다. 내달 10일까지 열리는 이번 오키나와 캠프에서 SK는 총 8차례의 연습경기를 통해 시즌 초반을 책임질 옥석을 고른다.
올해는 아시안게임 때문에 리그가 일찍 시작한다. 시범경기 일정이 자연스레 줄었다. 선수들이 시즌을 앞두고 실전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줄어들었다. 시범경기가 몇 경기 되지 않기 때문에 오키나와 캠프에서의 결과가 시즌 초반 로스터 결정의 상당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성공적으로 1차 캠프를 마쳤다고 자평하는 SK의 2차 캠프 포인트를 가볍게 훑어봤다.
재활 경력자들, 완벽 회복 증명하라
SK는 지난해 겨울 괌과 플로리다로 이어지는 재활캠프를 열었다. 굳이 안 해도 되는 캠프를 돈까지 써가며 만든 것은 재활자들의 팀 내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복귀하는 김광현, 지난해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한동민 김동엽, 한때 팀의 마무리 후보로도 뽑혔던 전유수까지 모두 다 중요한 선수들이다. 김택형이 가고시마 캠프로 이동한 가운데 네 선수가 수술 후유증을 떨쳐낸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전략 핵심’ 6선발 기회는 누구에게로?
김광현, 메릴 켈리, 앙헬 산체스, 박종훈, 문승원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얼추 윤곽을 드러냈다. 윤희상의 불펜 이동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여섯 번째 선발투수 기회가 누구에게도 갈지도 관심거리다. 김광현의 이닝 제한으로 6번째 임시선발이 생각보다 자주 필요하기 때문이다. 1차 캠프 MVP인 김태훈이 한발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1차 지명 출신’ 신예들인 정동윤 이원준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자리는 선발은 물론 불펜 스윙맨 임무까지 수행해야 해 팀 내에서 핵심적 전략 지점으로 뽑힌다.
‘올해는 고정될까’ 개막 마무리는 누구?
SK는 지난해 확실한 마무리 없이 한 시즌을 보냈다. 구상은 1년 내내 꼬였다. 내심 생각했던 박희수의 구위가 떨어져 서진용을 개막 마무리로 기용했다. 그러나 서진용 카드가 실패했고, 그 후 박희수 박정배 김주한 신재웅 등 사실상의 마무리를 돌려막으며 1년을 보냈다. 지난 해 세이브를 기록한 선수만 8명이었던 SK다. 이런 집단 마무리 체제는 1년 전체를 봤을 때는 득보다 실이 많다. 올해 개막 마무리 주인공은 단연 가장 큰 화두가 될 수 있다.
7자리뿐… 불펜 개막 엔트리 오리무중
당초 구단은 이번 캠프 전 10명 정도를 골라 가고시마 2군 캠프로 보낸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7명만 갔다. 사실 마운드 쪽에서 3명 정도가 더 탈락했어야 했는데 선수들의 기량이 엇비슷해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다 오키나와에 데리고 간다. 그 결과 투수만 21명이다. 엔트리에는 많아도 13명만 들 수 있다. 8명이 떨어져야 한다는 의미인데 지금으로서는 예측불허, 막상막하다. 작은 부분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먼저 1군에 가 우선권을 가진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이점이다.
야수진 ‘베테랑 vs 신예’ 치열한 싸움 예고
포수 이재원, 3루수 최정, 그리고 포지션이 어디든 들어갈 로맥 정도 외에는 주전이 보장된 선수가 없다. 전반적으로 베테랑과 상대적 신예들의 맞대결이다. 내야에서는 기존 나주환 김성현 박정권 구도에 박승욱 최항 최승준이 도전한다. 아직은 베테랑들이 우위에 있지만 차이는 많이 줄어들었다. 외야는 점입가경이다. 캠프에 합류하는 김강민 김동엽 노수광 정의윤 정진기 한동민까지, 누가 주전이 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로맥이 우익수로 들어가면 아쉬운 탈락자가 속출할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