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리포트] KIA 팻딘, 떠난 로사리오에게 한 수 배우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2.25 06: 02

 과연 KIA 외국인 투수 팻 딘(29)은 뭔가를 느꼈을까.
팻딘은 최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연습경기에 첫 등판했다. 지난 21일 한신과의 경기였다. 캠프 첫 등판에서 팻딘은 1⅓이닝을 던지며 7피안타 2볼넷 8실점으로 부진한 투구를 펼쳤다.
투구 수에 맞춰 이닝 도중에 교체됐지만 캠프 첫 경기, 대량 실점에 큰 의미는 없다. 김기태 KIA 감독은 "지난해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도 많이 맞았다. 잘 얻어 맞았다"고 껄껄 웃었다. KIA 관계자는 "팻딘이 투구폼을 조금 바꾸는 연습을 하고 있다. 안타를 많이 허용했는데 막히거나 빗맞은 안타도 있었다. 개의치 않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의 한 마디가 '언중유골'이었다. 김 감독은 "(한신으로 이적한) 로사리오가 팻딘 상대로 도루를 성공하더라. 왼손 투수인데도 대놓고 뛰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캠프 초반 3경기 연속 홈런포를 터뜨리는 등 한신 관계자를 흐뭇하게 만들고 있는 로사리오는 도루까지 하면서 의욕이 넘치는 듯 하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로사리오가 팻딘의 견제 버릇을 완전히 알고 뛰는 거 같더라. 팻딘도 뭔가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 첫 등판에서 실점도 많이 허용하자 팻딘이 주자에 특별히 신경을 안 썼을 수 있다. 그러나 로사리오는 그 빈틈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거구의 로사리오는 지난해 10도루(도루 실패 5개)를 기록했다. 흥미롭게도 로사리오는 팻딘 상대로 10타수 1안타(타율 1할) 빈타에 그쳤다. 누상에서 팻딘의 견제나 피칭을 볼 기회는 많지 않았다. 덕아웃에서 유심히 봤을 터다.
팻딘은 지난해 마운드에 있을 때 상대 주자에게 총 7개의 도루를 허용하고 2개는 도루 실패를 기록했다. 도루 저지는 포수의 송구도 중요하지만, 1차적인 책임은 견제 능력과 슬라이드 스텝 등 투수 몫이 크다. 팻딘의 도루 허용 숫자는 적지만 허용률은 77.8%로 높은 편이다. 지난해 도루를 가장 많이 허용한 투수인 SK 박종훈(잠수함 투수라 도루 허용이 많다)은 25개의 도루를 허용하고 7번을 저지시켰다. 도루 허용율도 박종훈이 78.1%로 투수 중 1위였다. 팻딘은 도루 허용 숫자는 적지만 허용률은 박종훈 다음이다.  
지난해 팻딘은 30경기에서 9승 7패 평균 자책점은 4.14를 기록했다. 전체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후반기는 13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3.18로 좋은 편이었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7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6-3 승리를 이끌었고, 재계약에 성공했다.
팻딘은 투구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팻딘이 투구시 팔을 더 높였다. 비시즌부터 본인 스스로 생각해 준비했다. 팔을 높여서 각을 크게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투구폼 변화와 함께 도루에 대한 대비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일본으로 떠난 로사리오가 그 힌트를 줬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