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컬링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은정 스킵(주장)을 필두로 김경애(서드), 김선영(세컨드), 김영미(리드), 김초희(후보)로 구성된 여자 컬링대표팀은 25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끝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4인조 결승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3-8로 패했다.
아쉬운 은메달이다. 한 경기만 더 이기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여자 컬링 '팀 킴'은 이미 결승전에 오르는 순간 목표를 초과 달성한 상태였다. 김은정은 대회 전 공식 인터뷰에서 "첫째 목표는 4강 진출, 다음은 메달 획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자 컬링은 지난 23일 일본과의 경기를 이기는 순간 이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결승에 진출하며 은메달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모두 보너스였다.
이제 한국 여자 컬링 '팀 킴'은 올림픽 사상 결승전에 진출한 아시아 최초의 팀이 됐다. 유럽 및 북미 국가의 전유물에 균열을 일으킨 것이다.
팀 킴의 또 다른 목표는 컬링을 알리는 것이었다. 김은정은 "비인기 종목 컬링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많은 국민들에게 더 알려지고 선수층이 두꺼워지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컬링에 대한 가능성을 실감한 만큼 올림픽 후에도 좋은 소식이 들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컬링은 대회 전부터 인기를 모았다. 장혜지-이기정의 믹스 더블이 만든 관심을 남녀 4인조를 통해 이어받았다. 남자는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여자는 폐회식을 하는 마지막날까지 경기를 펼쳤다.
이제 컬링은 전 국민이 아는 종목이 됐다. '안경선배' 김은정을 중심으로 한 '영미야' 인기는 SNS을 통해 신드롬처럼 퍼졌다. 국내를 넘어 세계로까지 명성을 떨쳤다. 선수들의 출신지 의성의 특산품 마늘과 연결되면서 외신들은 아예 '갈릭걸스'라 부르고 있다.
여자 컬링 한일전은 시청률도 대박을 쳤다. SBS와 MBC는 16%가 넘었고 KBS 2TV도 14%에 달했다. 포털에는 컬링관련 용어가 연일 오르내렸다. 다양한 컬링 관련 정보가 넘쳤다.
이제 컬링에 모아진 관심을 어떻게 실천하는가가 중요하게 됐다. 아쉽다기보다는 그 무엇보다 귀중했던 은메달이었다. /letmeout@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