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봅슬레이가 해냈다.
원윤종(33)-전정린(29)-서영우(27)-김동현(31)으로 이뤄진 봅슬레이 4인승 팀은 25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봅슬레이 4차시기서 48초89를 기록했다. 4차시기 합계 원윤종 팀은 49초 65를 기록, 3분16초38로 2위를 차지했다.
원래 봅슬레이 4인승은 2인승에 비해 상대적으로 메달 가능성이 적다고 평가받고 있었다. 원윤종-서영우의 2인승은 한 때 세계 랭킹 1위까지 찍은 만큼 진지하게 메달을 노릴 것으로 예상됐다.
2015~2016시즌 월드컵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급성장하며 자국인 평창에서 2인승 메달을 노렸다. 하지만 이번 시즌 성적이 하락하며 결국 목표였던 평창올림픽 메달 획득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원윤종은 서영우와 함께 나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남자 2인승에서 6위에 그쳤다.
당시 원윤종은 인터뷰에서 “서영우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는데 내가 1차 시기에 많이 긴장한 탓에 실수해서 부진했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원윤종은 2인승 부진을 떨쳐내고 4인승 경기에 매진했다. 전날 진행된 1~2차 주행에서 합계 1분37초84를 기록해 29개 출전 팀 가운데 2위에 올랐다. 원윤종의 안정적인 주행이 돋보였다.
1,2차 주행을 마친 이후 원윤종은 “주행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해 우리 팀만의 ‘주행’을 제대로 보여주겠다. 우리의 주행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경기력을 한층 끌어올려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원윤종은 “국민들이 기뻐할 만한 결과를 이뤄내는 것이 내 목표. 좋은 성적을 내어 한국썰매 종목이 앞으로 꾸준히 국제대회에서 활약하고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도록 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원윤종의 이런 마인드는 값진 은메달로 이어졌다. 앞선 1,2차 시기 주행에 이어 3,4차 시기에서도 스타트는 아쉬웠지만, 주행에서도 상대를 따돌렸다. '파일럿' 원윤종은 트랙을 마치 외운듯한 정확한 주행으로 스타트와 장비의 열세를 이겨냈다.
결국 기대하던 2인승에서는 노메달에 그쳤지만 4인승에서 한국 봅슬레이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던 막판 은메달로 국민들에게 함박 웃음을 안겼다. /mcadoo@osen.co.kr
[사진] 위는 원윤종-전정린-서영우-김동현 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