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ㄷㅇ씨 당신 그러다 벌 받아요"
25일 새벽,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때문에 인터넷이 발칵 뒤집혔다. 최근 연극계와 공연계를 뒤흔든 미투 운동에 또 한명의 피해자가 나타난 듯했다. 게다가 그가 지목한 이는 이니셜이었지만 단 한명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영화판에서 잘나가는", "둥근 얼굴로 실실 웃고 있는 모습", "연기 잘하는 영화계 조연", "연희단에서 계속 있지 못한", "이윤택에 대한 인터뷰" 등의 디테일한 표현이 그것. 무엇보다 'ㄱㄷㅇ'이라는 자음 힌트는 누가 봐도 곽도원이었다.
7~8년 전 그와 연극 공연을 함께했다는 글쓴이는 해당 배우가 젊은 여배우 앞에서 음담패설을 늘어놓고 성희롱하고 스태프를 구타했다고 폭로했다. "일생일대의 꿈도 짖밟아놓고는 자기 혼자 꿈 이뤘다고 웃고 당신 그러다 벌받아요"라며 크게 분노했다.
새벽까지만 해도 조민기, 조재현, 오달수에 이어 또 하나의 명품 배우를 잃었다는 아쉬움과 글 속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 역시 가해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해당글은 삭제됐고 곽도원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즉각 해명했다.
관계자는 25일 OSEN에 "곽도원이 마치 성희롱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글이 올라왔는데 1시간 만에 삭제됐더라. 이러한 의혹은 사실무근이다"고 힘줘 말했다. 억울한 덤터기에 미투 운동의 본질이 훼손될까 우려된다는 입장도 더했다.
아직까지 피해자라고 주장한 네티즌의 추가글은 없는 상황이다. 곽도원의 사실무근 해명에 좀 더 힘이 실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명확한 사실 여부가 수반돼야 하는 사안이라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건 연희단거리패 출신이라면 덮어놓고 의심하는 눈초리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의 충격적인 성추문 폭로가 이번 공연계 미투 운동의 시작이라 그와 함께 일했던 몇몇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조민기처럼 성추문의 실제 장본인도 있고 곽도원처럼 억울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상에는 연희단거리패 해시태그와 함께 무고한 몇몇 배우들의 이름이 한데 엮이고 있다.
성범죄의 피해자들이 1순위로 보호받아야 하는 이번 사건이다. 그 다음은 무고하게 언급되는 또 다른 피해자일 터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