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일본 오키나와 캠프가 차려진 고친다구장은 팽팽한 긴장감 보다는 여유가 묻어 나온다. 한화는 한용덕 신임 감독 체제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전 김성근 감독 시절과 비교하면 훈련 시간은 대폭 줄어들고, 겉으로 보여지는 열정은 작을지 몰라도 훈련을 대하는 진지함과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 자세는 옹골차다.
중심타자 김태균도 마찬가지다. 고친다구장에서 만난 김태균은 "최근 2~3년과 비교하면 지금은 몸 상태가 잘 만들어졌다. 캠프 기간이 길지 않아도 비시즌에 계획을 짜서 조금씩이라도 꾸준하게 운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지난해 잔부상으로 95경기 출장, 프로 데뷔 시즌(2001년 88경기)을 제외하면 최소 경기였다. 사실 김태균은 KBO리그에서 잔부상이 없는 튼튼한 몸의 대명사다. 2009년 홈 충돌을 피하려다 뇌진탕 부상을 당해 95경기 출장한 것을 제외하곤 매 시즌 거의 전 경기에 출장했다. 꾸준한 성적과 더불어 부상없는 몸이 장점이다.
김태균은 "투구에 맞아 잠시 쉬어야 하는 부상 말고는 드물었는데, 지난해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초반에 햄스트링 부상에서 재활을 잘 해서 복귀했는데 심신이 복잡했던 것 같다. 타격에서도 정립되지 않은 채 시즌을 치러갔다"고 되돌아봤다.
김태균은 휴식일을 앞두고 타격 훈련량이 적다고 판단해 특타를 자청하기도 했다. 홈런 타구가 곧잘 나왔다.
메이저리그부터 트렌드가 된 '타구 발사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태균은 "장종훈 코치님과 타격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글쎄, 나는 발사각보다는 타격 밸런스에 집중하고 있다. 코치님도 우측으로 밀어치는 타격 등으로 밸런스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코치님이야 워낙 선수 스타일을 존중하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체가 흔들리지 않고 부드러운 힙턴, 팔로스로까지 타격 밸런스가 좋다면 굳이 발사각에 신경 쓰지 않더라도 좋은 타구가 나온다는 것이 김태균이 생각이다.
'4번타자의 책임감'을 물었다. 한화가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4번타자 김태균이 장타력을 뽐내야 한다. 그는 "4번 책임감은 고교 졸업 이후 매번 따라다니는 것이라 크게 의식은 하지 않는다. 물론 내가 잘하면 팀도 잘 될 것이다. 야수 최고참이다 보니 이전보다 생각과 책임감은 많아졌다. 주장 최진행과 송광민 등이 잘 해줘서 든든하다. 팀원 전체가 한마음이 돼 한 곳을 향해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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