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파워가 예사롭지 않다.
올 시즌 한화 주장을 맡은 최진행(33)은 지난 21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첫 홈런 손맛을 봤다. 0-2로 뒤진 3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후루카와 유리에게 좌월 그랜드슬램을 폭발한 것이다. 새롭게 도전 중인 1루 수비도 꽤 능숙한 포구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한화 캠프에선 그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새 주장으로 기대이상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장 체질'이란 말이 나올 만큼 최진행을 향한 신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주장 최진행이 잘해주고 있다. 밑에 후배 선수들을 관리하면서 위에 선배들도 잘 챙긴다. 겉으로 보이는 만큼 듬직하고, 선수단을 아우를 줄 안다. 말할 때 모습을 보면 나보다 잘 하더라"고 칭찬했다. 장종훈 수석코치도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묵직하다"고 거들었다.
팀 선배 김태균도 "주장이 처음인데도 진짜 잘한다. 선수들을 위해 사소한 것부터 이것저것 챙긴다. 주장 체질인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후배 양성우 역시 "진행이형이 자율 훈련이 된 만큼 나태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 번 나태해지면 올라오기 힘들다"며 오히려 긴장의 끈을 바짝 조였다.
새로 합류한 외인 선수들에게 먼저 말을 걸며 적응을 돕고 있고, 캠프 식단 메뉴 같은 부분까지 챙길 정도로 섬세하다.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달라진 캠프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후배들에게 메시지도 준다. 먼저 1루 수비 연습을 자청할 만큼 '팀 퍼스트' 정신을 실현하고 있다.
여기에 첫 실전에서 만루 홈런까지 칠 만큼 시즌 준비 과정도 좋다. 장종훈 수석코치는 "스윙이 많이 좋아졌다. 배트 끝이 돌아 나오는 스윙에서 지금은 손목이 앞으로 나와 배트 헤드를 잘 이용한다. 30홈런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만한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라고 큰 기대를 나타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첫 FA 자격도 얻는 최진행이지만 부담을 갖지 않고 있다. 그는 "FA 시즌에 주장이지만 부담은 없다. 주장이라고 나 혼자 이끄는 게 아니다. 주위의 도움이 있어 좋은 분위기에서 하고 있다"며 "부상 없이 플레이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