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영화 ‘괴물들’에서 재영(이원근 분)은 절망적인 목소리로 ‘엄마, 저 전학 가면 안 돼요?’라고 말하며 학교 폭력의 고통을 드러낸다.
학교에서 군림하는 양훈(이이경 분)의 빵 심부름을 하는 재영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담아낸 이 장면을 통해 ‘괴물들’이 현실 속 10대들의 학교 폭력 실태를 리얼하게 담아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10대들의 사랑도 표현했는데, 양훈은 자신이 짝사랑하던 여학생 보경(박규영 분)과 똑같은 얼굴을 한 예리(박규영 분)를 보고 충격에 휩싸인다. 그 모습을 위태롭게 바라보는 재영의 얼굴이 교차하면서 이들에게 닥칠 비극적 사건을 암시한다. 특히 강형사(김성균 분)가 재영을 찾아와 예리에 대해 묻는 장면은 이들에게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이원근은 26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달리는 장면을 찍었는데 정말 힘들었다. 당시 죽도록 뛰었다”며 “특히 (양훈의 지시에 재영이)빵을 사러 가는 장면을 찍을 때 진짜 힘들었다. 뛰다가 빵 봉투가 터지기도 했다. 뛰는 장면을 진짜 많이 찍었는데 어느 정도 잘 나온 거 같다”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제가 며칠 전 언론시사회 당일 2시간 밖에 못 잤는데,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더 긴장했던 거 같다. 그 날 처음 봤는데 빽빽했던 촬영 스케줄 속에도 잘 나온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이 학교 폭력을 정통으로 다룬 것에 대해 이원근은 “감독님이 우리 영화는 세 발의 피라고 하시더라. 현실에선 학교 폭력이 더 심하다고 들었다"며 "학교 폭력을 다룬 타 영화에서 심한 장면이 많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 제가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원근은 이 작품에 출연한 과정에 대해 “집에 있다가 대표님으로부터 이 대본을 받았다. 용기가 있다면 도전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학교 폭력에 대한 이야기라서 관심 있게 봤다”며 “찍을 때 청불 등급이 나올지 몰라서 학생들에게 (심각성을)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찍었다. 학생들이 보면 학교 폭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고, 기성세대에게는 자신의 학창시절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지 않을까 싶어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 (대본을)봤을 때 엄청난 무언가에 끌려서 했던 건 아니다. 고민하는 시간이 고통스러우면서도 즐거웠다. 지금 하라고 하면 다시 못할 거 같다”고 말했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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