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1강 전북의 유일한 약점으로 평가받는 골키퍼. 그 자리에 당찬 신인 송범근(21, 194cm)이 도전장을 던졌다.
‘1강’ 전북의 유일한 고민거리는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의 이적 이후 확실한 주전 골키퍼가 없다는 것. 지난 시즌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홍정남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차전 가시와 레이솔과 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리그를 넘어 아시아 무대 정상을 노리는 전북이기 때문에 방치할 수 없는 문제이다. 결국 최강희 감독은 골키퍼 주전 경쟁을 예고했다. 홍정남, 황병근, 송범근 세 선수 모두에게 몇 경기 동안 기회를 주고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를 주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올 시즌 전북에 입단한 ‘신인’ 송범근은 ACL 1차전 킷치 SC(홍콩)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가져 안정적인 모습을 뽐냈다. 코칭스태프의 평가도 좋다.
최 감독은 “데뷔전에 나선 선수치고는 충분히 인상적이었다”고 호평했다. 최은성 골키퍼 코치는 “장신 선수의 경우 순발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송)범근이는 둘 다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송범근은 OSEN과 가진 인터뷰에서 “일단 데뷔전을 빠르게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믿어주신 최강희 감독님과 최은성 코치님께 감사드리고 싶다”며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뜻 깊고 의미있는 데뷔전이었다. K리그1이 아닌 ACL에서 데뷔전이어서 기쁘다. 특히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쳐서 더욱 기쁜 것 같다. 우선 경기 전에 긴장된 상태였다. 그런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고 몰입하니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데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 직전 최 코치님이 해주신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하던 대로 경기에 임하라’는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편하게 경기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열린 출정식에서 송범근은 다른 신인 선수들과 함께 선미의 '가시나' 율동을 선보이며 신고식을 가졌다. 그는 “지금 전북 팀 분위기는 너무 좋다. 형들도 너무 잘 챙겨주시고 숙소도 좋다”고 밝히며 “(홍)정호 형이 괴롭히지만 않으면 좋을 것 같다”고 농담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어 “(김)민재 형이랑 (장)윤호 형이 팀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좋은 말도 많이 해주고, 팀에 들어오기 전까지 많은 조언을 해줬다”고 밝혔다.
전북에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송범근은 “이 팀에 있는 선배 선수들 모두 다 본받고 싶다. 모두 다 잘하는 선수들이다. 그중에서 한 명을 뽑으라면 (이)동국이 형인 것 같다. 그렇게 오래 선수 생활을 하시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평소 생활 하나하나가 다 철저하다는 생각이 들어 본받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주전 경쟁을 앞둔 송범근은 “가장 먼저 나를 넘어서야 한다. 경쟁 체제는 상대를 넘어서야 경기장에 나서지만, 상대를 이기기 전에 먼저 나를 넘어야 한다 생각하고 운동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내 장점은 큰 단점이 없다는 점이다. 장신이지만 느리지 않다. 또한 여러 경험을 통해 경기장서 침착하게 나설 수 있게 됐다”고 자신을 어필했다.
본격적으로 프로로 뛰게 될 송범근의 이번 시즌 목표는 구체적이었다. 그는 “이미 데뷔전도 가졌다. 오는 3월 1을 K리그1이 개막한다. 내가 경기에 얼마나 나올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시즌 목표는 무실점 경기를 10경기 이상 하는 것이다. 동료 형들이 잘하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라 본다”고 각오를 다졌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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