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두경민의 파괴력은 상상이상이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9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뉴질랜드에게 84-93으로 졌다. 한국은 예선 2승 2패를 기록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선수는 역시 귀화선수 라틀리프와 DB의 에이스 두경민이었다. 라틀리프는 애국가가 나올 때 가슴에 손을 얹는 등 마음가짐 자체가 달랐다. 라틀리프가 사진촬영을 위해 상의를 벗자 관중들의 함성이 터졌다.
라틀리프는 가벼운 중거리 슈팅으로 한국팀 첫 득점을 신고했다. 관중들이 라틀리프를 연호했다. 이어진 수비에서 라틀리프가 수비리바운드를 걷어내자 또 관중석이 들썩였다. 오세근의 패스를 라틀리프가 가볍게 득점하며 콤비플레이도 선보였다.
한국이 라틀리프를 귀화시킨 이유는 골밑에서 확실한 공격옵션을 하나 더하기 위해서였다. 라틀리프는 로를 상대로 포스트업에 이은 일대일 득점을 올렸다. 한국선수 중 이런 공격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였다. 수비에서도 당장 효과가 컸다. 라틀리프는 215cm 장신센터 알렉스 플레저의 슛을 막아내기도 했다.
공격에서는 단연 두경민이 돋보였다. 한국이 속공을 치고 나갈 때마다 두경민이 돌격대장을 맡았다. 워낙 빠른 스피드에 뉴질랜드 선수들이 전혀 따라가지 못했다. 전준범에게 수비가 쏠린 사이 두경민은 3점슛까지 펑펑 터트렸다. 2쿼터 초반 두경민의 바스켓카운트에 한국이 33-23으로 크게 달아났다. 라틀리프와 두경민은 나란히 12점씩 24점을 합작했다.
하지만 두 선수만으로 경기를 이끌어가기는 무리였다. 라틀리프 없이 뉴질랜드를 잡았던 적극적인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부 선수들은 지나치게 라틀리프에게 패스를 연결하다보니 오히려 무리한 턴오버를 속출했다. 두경민 외 적극적으로 림을 파고들어 득점해줄 국내선수가 부족했다.
이날 라틀리프는 29점, 11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맹활약했다. 두경민은 15점을 보탰다. 라틀리프와 두경민은 44점을 합작하며 막강화력을 선보였다. 향후 두 선수가 대표팀의 새로운 원투펀치가 될 가능성도 충분했다. 다만 두 선수의 공격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다른 선수의 활약이 아쉬운 한 판이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잠실실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