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리포트] ‘6선발 찾기’ SK 마운드, 본격 경쟁 시작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2.27 09: 02

6번째 선발 자리를 향한 SK 투수들의 경쟁이 시작됐다. 한 경기 결과로는 예단하기 어렵다. 적어도 오키나와 캠프 내내 오디션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SK는 26일 일본 오키나와의 구시가와 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 4-11로 크게 졌다. 보완점이 뚜렷하기는 했으나 연습경기인 만큼 과정과 선수기용이 눈길을 끌었다. 경기 전 예정된 투수 등판 계획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부분은 ‘6선발 오디션’이었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올 김광현의 이닝 제한 때문에 SK는 6번째 선발투수가 필요하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궂은일을 할 중요한 보직이다.
플로리다 캠프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선보인 김태훈은 그 유력한 후보 중 하나였고, 정동윤 이원준은 대항마였다. 이날은 그 보직을 향한 첫 관문이었다. 김태훈은 아예 선발로 나갔고 이원준이 5회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이날은 SK의 오키나와 캠프 첫 경기였다. 첫 경기에 나선다는 자체가 팀의 기대치를 입중하고 있었다.

이미 플로리다 캠프에서 최고 145㎞를 던진 김태훈은 이날 실점 과정이 다소 아쉬웠을 뿐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1회 선두 나경민에게 볼넷과 도루를 허용하며 쉽지 않은 상황을 맞았으나 실점하지 않았다. 조홍석을 변화구로 루킹삼진 처리한 김태훈은 민병헌과 전준우라는 롯데의 핵심 타자들을 모두 내야 땅볼로 요리하며 1회를 마쳤다.
김태훈은 2-0으로 앞선 2회 선두 김상호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김동한을 3루 땅볼로 잡았고, 1사 1루에서는 신본기를 몸쪽 빠른 공으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그러나 이어진 2사 1루에서는 도루를 허용했고 한동희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1실점했다. 다만 추가 실점을 하지는 않았다. 전반적으로 땅볼·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가는 것도 긍정적이었다.
5회 마운드에 오른 이원준은 힘 있는 공으로 롯데 타선에 맞서 좋은 성과를 냈다. 5회 최고 146㎞의 공을 던지며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이닝을 마무리한 이원준은 6회에도 번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하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한가운데 빠른 직구로 윽박질러 번즈를 돌려세운 것은 인상적이었다.
비록 이후 다소 힘이 빠진 듯 1사 후 김문호에게 안타와 도루를 허용한 것에 이어 김상호에게 적시타를 맞고 1실점했지만 트레이 힐만 감독에게 괜찮은 인상을 줄 만한 투구 내용이었다. 빠른 공에는 힘이 있었고, 제구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이원준도 경기 후 “느낌이 괜찮았다”고 자신의 투구 내용을 돌아봤다. 손혁 SK 투수코치도 "씩씩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다. 아직 20살의 투수라면 그런 점도 있어야 한다"고 웃어보였다.
그러나 경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이날 부진했던 정동윤까지 포함, 세 선수에 대한 테스트는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한 선수로 시즌을 모두 치르기는 쉽지 않다. 부진이나 부상에 대비한 예비 자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SK가 3명의 후보 테두리에서 답과 가능성을 읽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김태훈.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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