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내놓는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삐그덕 히어로즈’가 예능계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인물들을 대거 등장시킨 가운데, 장승민 PD가 기획의도와 섭외 비화를 밝혔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MBC 파이럿 예능 프로그램 ‘삐그덕 히어로즈’는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기치를 내건 가상비밀조직에서 ‘영웅’의 전형적인 신체조건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사람들을 강제소집해 그들만의 강점을 발견하고 영웅으로 육성하는 과정을 담은 관찰 예능프로그램이다.
우현, 안정환, 자이언티, 유병재, 허정민, 샘 해밍턴, 세븐틴 호시가 영웅후보생으로, 홍진경과 딘딘이 캡틴과 요원으로 나섰다. 영웅후보생들은 두 팀으로 나눠 경쟁을 펼치면서 각자의 능력을 발휘해 미션을 풀어나갔다. 그 과정에서 우현, 자이언티 등 예능에 자주 나오지 않던 인물들이 뜻밖의 ‘예능 히어로’로 눈도장을 찍었다.
넌센스에 가까운 자물쇠를 풀고, 먹물로 얼굴이 뒤범벅되면서도 끝까지 투덜거리는 영웅후보생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어쩐지 ‘무모한 도전’의 초기 시절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일단 멤버들이 신선하니 계속 눈길이 간다는 호평들이 줄을 이었다.
이 파일럿 프로그램에 호기심이 생겼다. 도대체 ‘삐그덕 히어로즈’는 영웅이 되는 과정을 담아 어떤 걸 이루려는 것일까. 이 질문에 ‘삐그덕 히어로즈’의 연출을 맡은 장승민 PD는 “무엇이 되려는 것은 아니고”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장 PD는 “기획 단계에서 전형적인 신체적인 영웅 조건에서 먼, 힘없고 마른 분들을 모아서 영웅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콘셉트를 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PD는 “외모에 가려진 편견을 넘어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강점과 잠재력이 있고, 이를 발견하는 과정을 담는 프로를 만들고 싶었다. 그야말로 ‘누구나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거다. 요원이 되기 위해 비밀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영웅의 칭호를 받는 콘셉트인데, B급 정서를 담은 코미디 리얼 예능”이라고 전했다.
우현과 자이언티 등 예능에서는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인물들을 대거 캐스팅한 이유에 장승민 PD는 “콘셉트에 맞는 분들을 섭외한 것”이라고 말하며 자이언티와 우현의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장 PD는 “자이언티가 60kg이 안 넘는다는 말을 한 게 인상적이라 제일 이미지에 맞는 사람일 것 같았다. 워낙 예능을 안 해서 큰 기대 안 하고 만나자고 했는데, 때마침 ‘눈’을 발매했을 때 유희열처럼 예능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때였다. 그래서 자이언티가 예능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참여의 뜻을 밝혀 놀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PD는 “우현 선생님도 캐스팅 제안에 두려워하셨는데 우리가 ‘꼭 필요하다, 정신적 지주가 되어 달라’ 간청해서 같이 하게 됐다. 아마 두 사람 모두 이렇게 고생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예상치 못하게 고생하게 만들어서 제작진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 PD는 마지막으로 “일상을 관찰하는 예능은 많이 있지 않나. 그 사이에서 콩트가 가미된 B급 코미디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고 싶었다. 사실 우리 콘셉트는 트렌드와는 마지 않는 ‘옛날 예능’이다. 하지만 그런 옛날 느낌도 나면서 요즘에 찾아보기 힘든 예능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외모 때문에 한정된 이미지에 갇혀 있던 연예인들이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포인트를 전했다.
한편 ‘삐그덕 히어로즈’는 오는 3월 5일(월) 밤 8시 55분에 2회가 방송된다. / yjh0304@osen.co.kr
[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