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에서 몸값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높은 확률을 보장한다. 그런 점에서 한화 새 외국인 투수 제이슨 휠러(27)는 가장 기대치가 낮은 선수일 것이다.
휠러는 지난해 11월 총액 57만5000달러에 계약하며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2018시즌 계약된 외국인선수 30명 중 최저 몸값이다. 한화는 휠러에 앞서 총액 70만 달러에 영입한 키버스 샘슨을 1선발, 에이스로 점찍고 영입했다. 휠러는 어디까지나 샘슨을 뒷받침할 2선발로 평가됐다.
하지만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휠러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샘슨도 비교적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지만, 휠러의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장점을 극대화한 안정적인 투구로 코칭스태프에 존재감을 어필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19일 요코하마 DeNA전에서 3⅔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던 휠러는 26일 외국인 타자가 3명이나 포함된 주니치 정예 타선을 상대로도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으로 역투했다.
당초 알려진 대로 제구가 좋다. 2경기에서 7⅔이닝 동안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이 하나도 없다. 공격적인 승부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간다.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몸쪽 바짝 붙이는 컨트롤이 좋다. 슬라이더·체인지업도 효과적이다. 우타자 몸쪽으로 낮게 꺾이는 슬라이더가 잘 먹힌다.
198cm 큰 키에 비해 구속이 느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습경기에서 최고 145km를 찍을 만큼 나쁘지 않다. 내부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캠프 초반에만 해도 반신반의로 바라보는 시선이 없지 않았지만 갈수록 신뢰감이 높여가고 있다. 기대이상 활약할 것이란 기대가 피어난다.
한화의 한 선수는 "개인적으로는 샘슨보다 좋을 것 같다. 제구가 좋고, 몸쪽 승부를 할 줄 안다. 싸울 줄 아는 투수다. 구속도 나쁘지 않다. 볼끝에 변화가 많아서 까다로운 타입이다. 한국 야구에 조금만 더 적응한다면 휠러가 생각보다 잘할 것 같다"고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야구 외적으로도 긍정적인 요소가 보인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한국어 공부를 할 만큼 적응을 위해 노력 중이다. 벌써 4이닝, 64구로 실전 페이스도 빠르다. 전체 외인 선수 중에서 가장 낮게 봤던 휠러를 향한 기대치도 점점 상승하는 모습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