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오감을 만족시킨 콘텐츠의 힘이 다시 한 번 승리할까.
정유정 작가의 인기 소설 ‘7년의 밤’이 영화로 완성돼 내달 3월 28일 관객들을 만난다. 앞서 지난 2016년 5월말 크랭크업한 ‘7년의 밤’은 지난해에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올 3월로 개봉 날짜를 옮겼다. 2년여 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영화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장편소설 ‘7년의 밤’은 7년의 밤 동안 아버지와 아들에게 일어난 슬프고 통렬한 이야기를 그린다. 일명 ‘세령호의 재앙’이라 불리는 사건에서 살아남은 현수의 아들 서원에게 사람들은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올가미를 씌운다. 친척집을 전전하던 끝에 모두에게 버려진 서원은 세령마을에서 한 집에서 살았던 승환을 다시 만나 함께 살기 시작한다.
세령호의 재앙으로부터 7년 후, 등대마을에서 조용히 지내던 승환과 서원은 야간 스쿠버다이빙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청년들을 구조하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세간의 관심을 다시 받게 된 서원은 발신자를 알 수 없는 상자를 배달받는다.
영화는 현수(류승룡 분)가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로 영제(장동건 분)의 딸을 죽이고 잘못된 판단으로 시신을 유기하면서 시작한다. 주검으로 돌아온 딸을 본 뒤 분노에 사로잡힌 그의 아버지 영제가 직접 범인을 찾기 위해 증거를 수집하면서 현수와 갈등하는 과정을 그린 스릴러.
배우들의 조합도 기대되지만 무엇보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연출자 추창민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예비 관객들의 기대가 높다. 추 감독은 선(善)을 강조했던 전작들과 달리 타고난 인간의 악(惡)에 대해 깊은 고심을 하며 시나리오를 써내려 갔다고 한다.
탄탄하고 흡입력 있는 서사와 문체로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은 지난 2011년 출간된 후 50만 부의 판매고를 올렸다.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연출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 받은 추 감독으로부터 재탄생한 영화 '7년의 밤'으로 인해, 소설이 다시 한 번 베스트 셀러 대열에 오르는 역주행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