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민-이재학, 더 이상의 ‘계산 오류’는 없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2.28 13: 00

감독들이 선수들을 향해 흔히들 하는 표현 가운데 “계산이 선다”라는 말이 있다. 시즌 구상을 하면서 특정 선수가 ‘이 정도의 몫은 해줄 것이다’는 믿음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일종의 변하지 않는 상수와 같다.
지난해 NC 다이노스에도 변수가 아닌 상수와 같은 선수들이 투타에 있었다. 그동안의 커리어를 비춰봤을 때 계산이 섰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지난해 부상과 부진, 침묵을 거듭하면서 변수가 됐고, 결국 시즌 마지막, 결과를 도출했을 때 계산 오류가 날 수밖에 없었다. 야수진에서는 박석민, 투수진에서는 이재학이 그 주인공들이다.
박석민은 지난해 시즌 내내 부상을 달고 다녔고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주장을 맡았지만 결국 시즌 중반, 주장 자리를 손시헌에게 이임하기도 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이후 오른 발목 부상을 당했다. 이후 허리와 등, 팔꿈치 등 몸에서 성치 않은 곳이 없었다. 컨디션 난조는 필연적이었다. 박석민은 결국 지난해 101경기 타율 2할4푼5리(319타수 78안타) 14홈런 5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2의 기록에 그쳤다. 2008년 1군 레귤러 멤버로 올라선 이후 최악의 성적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이재학 역시 마찬가지. 이재학은 2013년부터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다. 첫 시즌 10승5패 평균자책점 2.88의 기록을 남기면서 신인왕을 차지했고, 이후 2016년까지 4년 연속 10승 이상씩을 해주면서 선발진을 지켰다. 세부 기록이 조금씩 나빠지긴 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시즌 종료 이후 기록을 보면 자신의 몫은 해주곤 했다. 어느 정도는 해줄 것이라는 계산이 섰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이재학은 28경기 등판해 5승7패 평균자책점 5.67의 기록을 남기는데 그쳤다. 이닝과 승수, 평균자책점 등 모든 부분에서 기대 이하였다.
박석민과 이재학의 지난해 부진은 투타에서 세웠던 계산을 모두 어긋나게 만들었다. 중심 타선과 3루수 자리를 지켜야 했던 박석민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자 공수에서 공백이 여실히 드러났다. 모창민이 지명타자와 3루수 자리를 오가며 고군분투했지만 계산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한 부분은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 결국 포스트시즌에서는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지며 계산에서 배제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이재학 역시 선발진에서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자 불펜진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선발로 등판한 23경기 가운데 5이닝 미만을 소화한 경기는 11경기에 달했다. 결국 본인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입지가 불안정했고, 팀도 시즌 말미 불펜진의 체력 저하를 막을 수 없었다.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모두 마이너스였다.
이젠 올 시즌에는 이런 계산 오류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박석민은 그 어느 시즌보다 최상의 몸 컨디션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분위기메이커를 다시 자처하고 나섰다는 NC 관계자들의 후문이다. 이재학은 컨디션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27일(한국시간) USC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3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선발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마운드에서 보여줬다.
지난해 박석민과 이재학의 부진으로 시즌 구상과 계산이 모두 어긋났지만 이들은 다시 상수값에 포함되어 있다. 박석민은 여전히 주전 3루수이자 중심타선에 자리 잡아야 하고, 이재학 역시 선발진 한 자리에 안착하고 시즌을 치를 수 있어야 한다. 박석민과 이재학의 절치부심은 더 이상의 계산 오류를 범하지 않게 만들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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