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사귀는 관계·호감" 석연찮은 사과…세종대 "경찰에 협조" [종합]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03.01 13: 30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 겸 배우 김태훈이 연이은 성추문에 공식 사과했다. 
김태훈은 28일 소속사 액터컴퍼니를 통해 "깊은 책임을 느끼고 반성을 하고 있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태훈은 연이은 미투(#me too) 폭로로 성추문에 휩싸였다. 한 여성은 27일 연극인성폭력행동 SNS를 통해 "2학년 때부터 강의를 통해 존경하고 신뢰하게 된 러시아 유학파 교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고, 또 다른 여성은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서 교수가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 전날 올라온 미투 글을 보고 용기를 냈다"고 김태훈의 성추행 의혹을 연이어 폭로했다. 

김태훈은 "엄정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교수직에 있으면서도 제자였거나 제자이던 여성분과 있었던 일로 이러한 제보, 보도 등이 있었다는 것 자체에서부터 깊은 책임을 느끼고 반성을 하고 있다. 그러고 저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하신 여성분에 대하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리고자 한다"며 "저는 위와 같이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하는 마음에서 세종대학교 교수직에서 자진사퇴하고, 연극활동 등 일체의 활동을 중단하고 제가 몸 담았던 일과 직에서 떠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저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하신 여성분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리고자 한다"고 사과했지만, 김태훈은 미투 폭로에 나선 피해 여성들에게 "사귀는 사이였다", "호감의 정도를 잘못 이해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관계가 어떠하든지 받았던 상처의 크기는 같을 것이나, 제가 기억하는 사실관계가 게시글이나 보도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김태훈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첫 피해 여성에 대해서는 "사제지간에서 함께 영화를 촬영한 후 만남을 이어가다 남녀 관계를 맺게 됐다. 그 이후 2001년까지 여성분과 사귀는 관계였고 그 해 가을 있었던 다른 일로 헤어지게 되었다. 여성분이 저와의 만남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었다는 것을 헤아리지 못하였고, 그와 같은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밝혔다.
학생으로 성추행을 당했다는 두 번째 피해 여성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느꼈던 당시의 감정이나 상황이 제가 받아들인 그것과 달라 이러한 점을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하여는 거듭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당시 저는 배우자와 사별한지 오래되어 서로간의 호감의 정도를 잘못 이해하고 행동하였고, 이에 대한 비난은 달게 받겠다"고 주장했다.
김태훈의 입장문은 사과라는 허울을 쓰고 있지만, 김태훈의 변명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김태훈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사실 관계가 다르다"며 두 피해 여성과의 사이에서 있었던 일을 연인 관계에서 오해로 생긴 일로 치부하려는 듯한 느낌까지 주고 있는 것. 이는 용기를 내 미투 폭로에 나선 피해 여성들에게 제2, 제3의 상처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태훈의 성폭행, 성추행 의혹에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회는 강한 규탄에 나섰다. 교수회 측은 28일 1차 입장문을 발표하고 "김태훈 교수는 교육자로서의 품위를 상실했다. 그렇기에 학교 본부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최고 수위의 징계조치가 필요하다고 결의한다. 2018년 1학기 3월부터 개설된 김태훈 교수의 강의는 다른 교수들로 대체될 것"이라며 "저희들 모두 대학교수로서 본분에 충실하였는지 스스로 성찰하고 깊이 반성하겠다. 아울러 이 사건이 완전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학생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대학교는 김태훈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에 진상조사에 나섰다. 당초 징계위원회를 꾸리기로 했지만, 김태훈이 먼저 교수직 사직 의사를 밝힌 만큼, 징계위원회 없이 철저한 진상조사에만 나설 예정이라는 것. 세종대학교 측은 28일 OSEN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경찰조사에 계속 협조할 것이다"라고 입장을 전했다./mari@osen.co.kr
[사진] 액터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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