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이하 ‘어서와 한국은’)가 그동안 출연했던 4개국 친구들이 한꺼번에 모인 제주도 편을 방송 중인 가운데, ‘어서와 한국은’의 문상돈 PD가 제주도 편의 촬영 비화를 공개했다.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은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 게스트가 고국에 있는 자신의 친구들을 초대해 한국을 여행하는 모습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이탈리아, 멕시코, 독일, 러시아, 인도, 핀란드, 프랑스, 영국의 친구들이 ‘어서와 한국은’을 다녀갔다. 이들의 여행기는 매회 성공적이었고,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MBC에브리원의 역대 시청률을 거듭 경신하는 신화를 이뤘다.
이제 ‘어서와 한국은’은 시즌1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시즌1 마지막 편인 제주도 편은 이탈리아, 멕시코, 독일, 인도 친구들이 한데 모여 따로 또 같이 제주도를 온몸으로 즐기는 여행기가 그려지고 있다. 제주도 편 촬영을 마친 문상돈 PD에게 제주도 편 구상 이유를 물으니 “한 번 쯤은 모두 모이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고, 워낙 게스트들의 캐릭터가 다양했기 때문에 이 캐릭터들이 엮이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막상 촬영을 할 때에는 사람 수가 워낙 많고, 각자의 언어로 이야기하니 외국어가 많이 나와서 집중하기가 힘들고 정신도 없었다.(웃음) 그래도 다들 서글서글한 성격이라 금방 친해졌다. 스튜디오 촬영을 할 때에는 다들 오랜 친구처럼 서로 대했다. 보통 서로 의사소통은 영어로 하는데, 꼭 영어를 쓰지 않아도 서로 충분히 잘 지내고, 분위기 때문인지 몰라도 잘 얽혔다. 그런 모습이 의외로 재미있고 뿌듯했다.”
특히 정반대의 특성 때문에 함께 지내면 서로 뒷목 잡을 것 같다는(?) 추측을 자아냈던 멕시코와 독일 친구들도 예상 외로 정말 잘 지냈다는 게 문상돈 PD의 설명. 문 PD는 “서로가 기존에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끄집어주는 역할을 했다”며 4개국 친구들이 모두 모인 덕분에 새로운 모습들이 많이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많은 인원이 한 공간에서 어울리는 모습이 정신없기도 하지만 인연이 또 다른 인연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있어 좋다. 제주도 촬영을 할 때 많은 분들이 4개국 친구들을 알아봐주셨는데, 그 또한 친구들에게는 깜짝 놀랄 만한 사건이었다. 4개국 친구들 모두 한국이 정말 먼 나라고 딱 두 번 밖에 오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알아봐주니 얼마나 신기하겠나. 다들 정말 즐겁고 신기한 경험을 하고 돌아갔다.”
‘어서와 한국은’은 번역으로 손이 참 많이 가는 프로그램이다. 그런 와중에, 4개국 게스트라니 제작진의 노고가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어서와 한국은’은 게스트들의 말을 얼개로 에피소드를 꾸려가야 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단순 번역을 뛰어넘는 고생을 해야만 한다. 문상돈 PD는 번역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하루의 영상 번역만 해도 A4용지로 손가락 두 마디 두께의 양이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서와 한국은’에서 시간과 금액이 가장 많이 드는 게 바로 번역이다. 현장 통역은 있지만, 그 분은 뉘앙스 정도만 알려주고, 현장 흐름 정도만 전해 듣는다. 촬영 후 그 프리뷰 번역을 일일이 읽고 편집을 하니 정말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러다보니 일반 리얼리티보다 두 배 이상의 편집 시간이 든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부터 주변에서도 자막과 번역을 걱정했을 정도다. 독일어나 이탈리아어 같이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언어는 심지어 어디가 문장의 시작이고 끝인지도 몰라서 고생을 정말 많이 했다.(웃음)”
그런 고생길을 걸으면서도 ‘어서와 한국은’ 팀의 집념은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놀라운 퀄리티를 만들어냈고, MBC에브리원 사상 최초로 시청률 5%를 넘는 스타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게스트가 있느냐 물으니, 문상돈 PD는 “며칠을 함께 지내면 다들 형, 동생이 된다. 그래서 내게는 모두가 다 기억에 남는 친구들이 될 수 밖에 없다”고 회상했다.
“영국 친구들 같은 경우는 선정할 때가 기억에 남는다. 원래 게스트가 자신의 친구들 후보 네다섯 명을 우리에게 보내주고 우리가 그 중에서 이렇게 그룹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내서 친구들 조합이 탄생한다. 하지만 영국의 제임스 후퍼는 처음부터 딱 세 명 밖에 주지 않았다. 후퍼의 눈을 믿고 그냥 그대로 갔다. 그 중에서 후퍼의 죽은 친구의 아버지인 데이비드가 있었다. 후퍼가 친구를 기리는 방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맞는 방법인 것 같아서 우리도 진지하게 편집을 했는데 영화 같다는 반응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문 PD는 독일 친구들의 디테일한 여행 루트, 제작진을 조마조마하게 만든 멕시코 친구들의 넘치는 흥 등 각국의 친구들이 다 기억에 남는 이유를 설명하며 “다 같이 참 고생도 많이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여행을 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가식없이, 솔직하게 온몸으로 한국을 여행해준 각국의 게스트들 덕분에 지금의 ‘어서와 한국은’이 탄생했기에, 문상돈 PD에게 모든 게스트들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 yjh0304@osen.co.kr
[사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