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차분함, 여전한 기량이다. 늘푸른 삼성의 우완 에이스 윤성환(37)의 시즌 준비가 호평 속에 착착 이뤄지고 있다. 개인 통산 9번째 10승을 향한 발걸음도 본격 시작됐다.
윤성환은 1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49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좋은 타격감을 선보인 롯데 타선이었지만, 윤성환의 노련한 피칭을 당해내지 못했다.
최고 구속은 136㎞로 빠르지 않았으나 특유의 제구와 경기운영능력, 그리고 적재적소에 활용한 변화구를 바탕으로 별다른 위기 없이 경기를 마쳤다. 윤성환은 지난 2월 22일 니혼햄과의 연습경기 당시에도 3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오키나와 2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이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한 해설위원은 “‘역시 윤성환’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투구였다. 구속이 빠르지 않을 뿐 공에 힘이 있다. 준비를 잘 한 것으로 보인다”고 호평했다. 원래부터 구속으로 승부를 하던 선수는 아니었던 만큼, 자신의 장점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 37세의 적지 않은 나이임을 고려하면 철저한 자기 관리다. 삼성 선수들이 윤성환을 롤모델로 삼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행사하며 삼성으로 이적한 주전 포수 강민호와의 호흡도 합격점을 받았다. 강민호는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지만, 시즌 내내 공을 받을 윤성환과 한 번이라도 더 호흡을 맞춰보고자 이날 포수 마스크를 썼다. 윤성환도 “이닝 중간에 많은 대화를 했다. 서로의 의도에 대해 소통하며 호흡을 맞췄는데 역시 국가대표 포수인 만큼 편하게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리드를 해주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몸 상태도 좋고, 기량도 유지하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윤성환의 안정감이 떨어졌다는 어떠한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 또 한 번의 두 자릿수 승수를 기대하는 기대감도 크다. 2004년 1군에 데뷔한 윤성환은 지난해까지 총 8차례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는 등 통산 122승을 기록 중이다. 오직 삼성 한 팀에서 122승을 기록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삼성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다승 투수는 배영수다. 삼성에서 124승을 따냈다. 윤성환이 3승만 더 추가하면 이 기록을 넘어선다. 윤성환의 어깨와 팔은 여전히 싱싱하다. 삼성의 전설 등극 준비를 마친 윤성환이 차분하게 2018년 시즌을 조준하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