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이 잘 돼 있더라." 김성근(76)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이 새로운 출발을 했다.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지난 1월 19일 '코치 고문' 자리에 김성근 전 감독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코치 고문은 '코치의 코치'로 코치를 지도하고 육성하는 자리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해 5월말 한화에서 퇴임할 때까지 KBO리그 7개 구단 지도자를 역임했고, 2007~2011년 SK를 맡아 3차례 정상에 올리며 'SK 왕조'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런 지도력을 높이 산 소프트뱅크의 오 사다하루 회장은 김성근 전 감독의 영입을 추진했다.
치열했던 감독 자리를 내려놓고 코치로 지난 1일 두산과 소프트뱅크의 구춘 대회의 맞대결이 펼쳐진 아이비 구장에 모습을 보인 김성근 전 감독의 얼굴은 한결 편해보였다. 김성근 전 감독은 "생활이 일정하다. 5~6시에 일어나고, 밤11시에 잔다. 또 세끼를 다 먹다보니 얼굴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제 약 한 달 정도를 일본에서 보내며 일본 야구를 만난 김성근 전 감독은 한국보다 좀 더 넓은 야구 시장에 감탄했다. 김성근 전 감독은 "일본에 오니 배울 것이 많았다. 무엇보다 시스템이 잘돼 있었다. 선수단 편성 회의에도 들어가면서 팀이 운영되는 것을 보면서 팀 전체를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구단 중에서도 체계적으로 유명한 소프트뱅크 특유의 시스템에 대해서도 감탄했다. 김성근 전 감독은 "구단의 모든 선수에 대해서 몇 사람만이 알고 있는 것이 아닌 전부가 알고 공유하고 있다"라며 "편성 회의가 열리면 우리나라는 10명 정도 그치는 반면 소프트뱅크는 40명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넓은 선수층에 대한 생각도 이야기했다. 김 전 감독은 "아무래도 한국과 일본은 선수 공급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며 "2,3군 선수 중 좋은 투수가 많다. 다만 좋은 투수가 있으면 우리나라는 바로 써야하고, 여기는 키울 수가 있다"고 짚었다.
많은 감독 자리를 거쳐 온 김성근 전 감독이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것이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김 전 감독은 "위치 자체가 감독이 코치에게 이야기하는 자리가 아닌 만큼 (사람을 대하는 부분이) 조금은 어색했다. 말투나 말하는 타이밍 등이 매우 신경 쓰였다"라며 "이제 조금은 익숙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