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리가 '미투 운동'(#Metoo)부터 촛불집회까지 자신의 소신을 드러냈다.
김태리는 지난 1일 방송된 JTBC '뉴스룸' 문화초대석 코너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이야기를 나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로 눈에 띄는 데뷔를 이뤄낸 그녀는 '1987'에 이어 '리틀 포레스트'까지 장편 개봉 영화는 세 편이다. 영화 개봉 전후로 수많은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그녀는 늘 소신 있는 답변들로 팬들 사이에서는 '인터뷰 장인'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이날 손석희 역시 인터뷰를 진행한 후 "약간 미묘한 긴장감을 계속 주시는 그런 배우이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한 바. 아마 김태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취재진들이라면 공감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분명한 건 계속 그녀와 더 깊게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는 것.
'1987' 속에서 김태리는 '연희' 캐릭터를 연기했다. 최근 벌어졌던 우리 사회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바. 손석희는 "연희는 방관자에서 참여자로 옮겨가는 캐릭터인데 여러 가지 사회 현상에 대한 김태리 개인의 생각도 그런 변화를 거쳤냐"고 물었다.
이에 김태리는 "저는 저 하나 어떻게 행동을 하고 목소리 낸다고 크게 바뀔 것은 없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는 연희라는 캐릭터랑 비슷한 지점이 있었다"며 지난해 '촛불집회' 역시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저도 광장을 나가봤고 했으니까 그런 데서 이야기할 수 있는 폭이 넓었던 것다"며 "'1987' 마지막 장면에 '연희'가 버스 위에 올라가서 광장의 시민들을 바라보는 장면이 있다. 그게 어떤 모습일지 되게 궁금했다. 영화를 하기 전에 제가 광화문 광장을 경험함으로써 제 생각이 바뀌었다기 보다는 저는 이 '1987'이라는 영화를 참여하고 '연희'라는 인물을 연기하고 또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들이 바뀌었던 것 같다, 희망적으로"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김태리의 소신은 최근 문화예술계에 불고 있는 '미투운동'과 관련한 것이었다. 연이어 터진 폭로들로 대중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에 김태리는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녀 역시 현역 배우인 입장에서 쉽지 않았을 일이다.
그녀는 "제가 그런 마음을 더 크게 느끼는 것은 아무래도 가해자들의 사회적 위치, 그들이 가지는 권력이 너무나 크다는 것을 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며 "피해자분들이 겪는 고통의 크기를 감히 알 수는 없는 일이지만 만약에 제가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저 역시도 침묵을 해야만 했을 그 구조가 좀 끔찍스러워서 그렇게 말을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지금 피해자분들께서 많이 하시는 말씀이 이렇게 나와서 말씀을 해 주시는 이유 중에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앞으로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는 마음이 좀 크신 것 같다. 이런 운동들이 그냥 폭로와 사과가 반복되다 끝나는 것이 아니라 꼭 더 나은 사회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길이면 좋겠다"고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점이 더욱 의미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뉴스룸'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