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삼총사'의 왕용범 연출이 미투 운동에 대한 자신을 생각을 공개했다.
왕용범 연출은 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극 중 포르토스 캐릭터가 있는데, 여자를 밝히는 인물이다. 10년 전에는 영화에서 보는 듯한 전형적인 인물처럼 느껴졌는데, 얼마 전 다시 보니까 비호감으로 느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뮤지컬 '삼총사'는 2009년 초연됐고, 이번에 개막 10주년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왕용범 연출과 유준상, 신성우, 엄기준, 민영기 등이 그대로 출연한다.
왕용범 연출은 "이번에 포르토스 캐릭터에 변화를 줬고, 여자와 관련된 부분이 아닌 우악스러움 안에 숨겨진 연약함 등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혹시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 때문에 캐릭터를 수정했느냐?"는 질문에 왕용범 연출은 "꼭 그런 건 아니다. 그게 시발점이 됐다기보다는, 이미 10년 전부터 영웅에 대한 이미지는 서서히 바뀌어왔다"고 답했다.
최근 공연계부터 영화계까지 국내 문화계 전반에는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면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왕용범 연출은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만 봐도, 예전에는 히어로가 도시를 박살 내고, 건물을 쓰러뜨려도 정의만 실현하면 넘어갔다. 그러나 최근 '그런 영웅이 진정한 영웅이냐?'는 문제를 던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뮤지컬처럼 남성 주인공이 많은 작품에서 영웅을 표현할 때 어디까지 포용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되는 것 같다. 또, 이번 (미투)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계속 이 안에서 변화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꾸준히 노력해왔기 때문에 좋은 변화도 기대하고 있다. 공연계뿐만 아니라 서로 존중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는 말처럼 서로를 존중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는 16일 서울 한전 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 '삼총사'는 알렉산드로 뒤마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삼총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17세기 프랑스 왕실 총사가 되기를 꿈꾸는 청년 달타냥과 전설적인 총사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가 루이 13세를 둘러싼 음모를 밝혀내는 과정을 담았다. 유준상, 신성우, 엄기준, 민영기, 김법래 서지영, 조순창, 손준호, 제이민, 김준현, 손호영, 서은광(비투비), 린지(피에스타) 등이 출연한다./hsjssu@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