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문화예술계에는 ‘미투운동’(#Metoo)이 불고 있다. 권력 남용으로 불거진 일어나서는 안 됐던 문제들. 워낙 사회 문제로 대두된 만큼 드라마의 첫 발을 알리는 제작발표회에서도 언급을 피해갈 수 없었다.
2일 오후 서울 상암MBC에서 진행된 MBC 새 주말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극본 유윤경, 연출 백호민)에는 백호민 PD를 비롯해 배우 유이, 김강우, 한선화, 정상훈이 참석해 드라마와 관련한 에피소드부터 출연 소감, 각오 등을 밝혔다.
무엇보다 주목을 받은 건 이번 드라마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메시지였다. 백호민 PD에 따르면, 이 드라마는 사회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백 PD는 “여혐 문제라거나 혼자 사는 여성들이 겪는 문제라든지 기존에 제가 했던 작품보다는 사회성이 있고 가야금을 만드는 이야기, 자연인 등 소재들도 다룬다”고 드라마를 소개했다.
제작발표회에서 배포된 브로슈어에 따르면, ‘데릴남편 오작두’ 극한의 현실을 사는 30대 중반 직딩 솔로녀 한승주(유이 분)가 오로지 ‘유부녀’라는 소셜 포지션을 쟁취하기 위해 순도 100% 자연인 오작두(김강우 분)를 데릴남편으로 들이면서 시작되는 역주행 로맨스 드라마.
현장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혼자 사는 여자 한승주가 어떠한 일을 목격하고 나서 여자 혼자 사는 삶에 두려움을 느끼고, 오작두를 데릴남편으로 들이게 된다.
유이는 “제가 일을 당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두 번 봐서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 나도 혹시 이런 일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데릴남편을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된 ‘미투운동’과 관련해서 “저도 인터넷을 보면서 안타깝고 깜짝 놀라고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는 일도 있으면 한편으로 저도 안타깝고 속상하다. 저도 기사를 보면서 놀라고 있는 상태이다. 여자의 입장에서는 저도 지지를 하는 편이라는 말씀을 드린다”며 간접적으로지지 의지를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선화도 “저도 혼자 살기 때문에 위험하고 곤란한 상황 등 혼자 사는 여자의 고충을 저도 잘 안다”며 한승주라는 캐릭터에 대해 공감하기도 했다.
가야금을 만드는 자연인 오작두 역의 김강우 역시 “요즘 드라마는 사건 이야기고 남의 이야기고 내면의 이야기가 적지 않나. 그러나 ‘데릴남편 오작두’는 각자 사연이 확실하다”면서 “제가 연기하는 오작두는 이 인물이 되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거다. 그러나 상식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요즘 사회가 이런 사람들이 많아서 더 밝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이 드라마를 선택하게 됐다”고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백호민 PD가 앞서 연출한 작품은 ‘왔다! 장보리’(2014), ‘내 딸, 금사월’(2015) 등 MBC의 히트작 제조기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터. 하지만 동시에 ‘막장’이라는 비판도 받아온 바다. 하지만 ‘데릴남편 오작두’는 분명 결이 다른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각오다. / besodam@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