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죄송합니다".
SNS 막말 논란으로 한화에서 방출 당했던 외야수 김원석(29)이 자필 사과문을 올리며 팬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김원석은 지난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팬에 의해 공개된 대화 내용에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 야구팬, 지역 비하까지 서슴지 않아 논란을 일으킨 김원석은 지난해 11월20일 한화에서 방출됐다. 그 후 3개월이 지나 직접 팬들에게 사과문을 쓰며 지난날을 반성했다.
김원석은 "논란이 된 대화는 모두 제가 한 것이 맞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 여러 번의 다짐 끝에서야 이를 인정하고 사죄할 용기가 생겼다"며 "그동안 자숙하면서 제가 저지른 일에 대해 도대체 어떻게, 왜 그랬는지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며 돌아봤다"고 사과문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오랜 기간 변변치 못한 선수였고, 힘들게 프로의 길에 들어섰다. 오랜 기간 주변을 맴돌기만 하다 갑자기 1군에 올라 그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오랫동안 뒷바라지만 해준 가족들과 많은 기대를 하고 계신 분들에게 사소한 고충을 말할 수 없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다 자신을 알아주는 익명의 팬에게 하소연을 털어놓는 시간이 많아졌다. 김원석은 "사소한 이야기라도 맞장구를 쳐주는 그 팬이 고마웠고, 제 발언 정도가 심해져 불만의 대상이 주변을 넘어 무조건 치어리더, 팬, 지역을 넘어 심지어 대통령까지 이른 것은 모두 사실이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 이유로 김원석은 "어느 순간 잘하면 더 잘하지 못한 이유를 남에게 찾았고, 안 되면 안 되는 이유를 쉽게 남 탓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그때 전 그릇이 작았고, 작은 그릇에 넘치는 사랑을 받다 보니 눈은 높아졌다. 현실을 인정하지 못해 더욱 더 자극적인 발언을 했다"고 반성했다.
"부끄럽지만 스스로 냉정하면서도 솔직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던 마음이었던 같다. 제 자신이 겸손하지 않았다는 점은 명확하게 기억한다"는 김원석은 "주제넘게 남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척, 써서는 안 될 말로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 현실이 두려워 외면한 시간이 많았고, 이 글을 쓰는 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아직 야구를 포기하진 않았다. 지난달에는 일본 독립리그 트라이아웃에도 참가하며 현역 연장 의지를 보였다. 김원석은 "마음속에서 야구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제가 한 잘못은 지워지지 않는 문신처럼 남아 따라다닐 것이다. 야구는 제가 없어도 되지만 저는 야구를 빼면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김원석은 "팬이 있어 프로가 있고, 구단이 있는데 제 사소한 현실을 부정하며 팬들을 욕보였다. 정말 죄송하다"며 "같이 운동했던 선수 분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및 구단 관계자 분들, 치어리더 분들, 그리고 야구팬 분들, 특히 한화 이글스 팬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하며 글을 맺었다.
부산공고-동의대 출신으로 지난 2012년 7라운드 전체 60순위로 한화에 투수로 입단한 김원석은 첫 시즌을 마친 뒤 방출됐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을 거쳐 2015년말 한화에 야수로 재입단했다. 2016~2017년 2년간 1군 89경기를 뛰며 타율 2할7푼6리 56안타 7홈런 26타점 31득점을 기록했다. 한화에서 방출 뒤 일본 독립리그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지만 합격하지 못했다. /waw@osen.co.kr
▲ 김원석 사과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김원석입니다.
죄송합니다. 논란이 된 대화는 모두 제가 한 것이 맞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여러 번의 다짐 끝에서야 이를 인정하고 사죄할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저는 자숙하며, 제가 저지른 일에 대해 도대체 어떻게, 왜 그랬는지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며 돌아봤습니다. 저는 오랜 기간 변변치 못한 선수였고, 힘들게 프로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오랜 기간 주변을 맴돌기만 했던 제가 갑자기 1군에 올라 그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당시 저는 오랫동안 뒷바라지만 해주던 가족들과 많은 기대를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사소하다면 사소한 고충들을 말할 수 없었습니다. 많이 외로운 감정이 들었고, 그러다보니 어디에도 하소연 할 수 없던 속사정과 불평 등 하소연의 말들을 인터넷에서 만난 제 팬이라는 이름조차 모르는 익명의 대화상대와 나누기 시작하였습니다.
솔직히 그 당시 저는 사소한 이야기라도 제 이야기를 맞장구 쳐주는 그 친구가 고마웠고, 그분과의 대화에서 점차 제 발언은 정도가 심해져 불만의 대상이 주변을 넘어 무고한 치어리더, 팬, 지역을 넘어 심지어는 대통령까지 이른 것 모두가 사실입니다.
그러다 어느순간 잘하면 더 잘하지 못한 이유를 남에게 찾았고, 안되면 안 되는 이유를 쉽게 남 탓으로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때의 전 그릇이 작았고, 작은 그릇에 넘치는 사랑을 받다 보니 눈은 높아졌는데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여 더욱 더 자극적인 발언을 하였습니다.
또 부끄럽지만 제 스스로가 냉정하면서도 솔직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던 마음 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 스스로가 대화 당시 무슨 생각이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때의 제 자신이 겸손하지 않았다는 점은 명확하게 기억합니다. 현실은 팀에 잘 적응하지도 못해 외로웠지만 그렇지 않은 양 허세를 부리며 주제넘게 남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척, 써서는 안 될 말로 상처를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솔직히 현실이 두려워 외면한 시간이 많아 이 글을 쓰는데 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마음속에서 저는 솔직히 야구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 잘못은 지워지지 않는 문신처럼 남아 저를 따라다닐 것이고, 야구는 제가 없어도 되지만, 저는 야구를 빼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입니다.
팬이 있어 프로가 있고 구단이 있는데, 제 사소한 현실을 부정하며 팬들을 욕보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같이 운동했던 선수분들, 감독님과 코칭 스텝 및 구단 관계자분들, 치어리더분들, 그리고 야구팬 분들, 특히 한화이글스 팬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사진] 김원석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