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UP' 건강 찾은 허건엽, SK 불펜 다크호스 등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03 14: 00

SK 불펜 투수들의 개막 엔트리 진입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오키나와에만 후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퓨처스팀(2군) 캠프가 열리는 가고시마에서도 후보가 있다. 우완 허건엽(25)이 그 후보 중 하나다.
사실 허건엽은 가고시마 2군 캠프가 아닌, 오키나와 1군 캠프에 있을 수도 있었다. 구단에서도 허건엽의 가능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가고시마에서 열린 마무리캠프에도 참가했다. 손혁 투수코치 부임 직후라 새 코치에게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그럴 시간은 없었다. 허벅지 부상으로 중도에 귀국했다.
당시 마무리캠프를 완주한 신진급 투수들은 모두 1군의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허건엽으로서는 1군 캠프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허건엽도 “아프지 않았으면 더 많은 것을 보여줄 기회였는데 부상 탓에 그러지 못했다. 마무리캠프 귀국이 가장 아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1군에 올라가는 경쟁조차 치열한 상황이기에 더 그렇다.

하지만 이제는 지나간 일이다. 지금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 일단 부상을 치료했다. 몸도 잘 만들었다. 지난해 1군 콜업의 고비 때마다 부상에 발목이 잡혔던 허건엽은 “일단 아프지 않은 것이 최고”라면서 “몸 상태는 괜찮다. 아직 실전에 들어가지 않아 확실하지는 않지만, 투구 동영상을 보면 팔 스피드가 빨라진 것이 눈에 띈다”고 성과를 말했다.
제춘모 퓨처스팀 투수코치 또한 “허건엽의 팔 스윙이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허건엽은 묵직한 포심패스트볼은 물론, 커터성 구종도 가지고 있다. 제 코치는 “어설픈 변화구보다는 확실한 패스트볼이 낫다. 팔 스윙이 빨라지면서 전체적인 패스트볼의 힘이 좋아졌고, 덩덜아 변화구 구속도 좋아졌다. 허건엽의 슬라이더가 그런 식”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허건엽도 ‘패스트볼 구위 증강’을 강조하는 이번 퓨처스팀 전지훈련 기조를 잘 따르고 있다. 허건엽은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가장 좋을 때는 147㎞ 정도까지 나왔다. 지금은 140㎞대 초·중반에 머물고 있다”면서 “던질 때 힘을 못 쓰는 경향이 있다. 왼팔을 잡아서 힘을 최대한 쓸 수 있게끔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8경기이기는 하지만 허건엽은 지난해 1군 경험이 있다. 아직 1군 경험이 없는 어린 선수들보다는 1군에 좀 더 가까이 있음을 의미한다. 비록 1군 캠프에 가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1군에 대한 기억이 있고 2군 코칭스태프의 평가도 좋아 스스로도 힘을 내고 있다. 허건엽은 “기술적 문제는 라이브 피칭과 연습경기를 통해 채워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SK 퓨처스팀은 4일부터 연습경기에 돌입한다. 실전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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