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2-인과 연’(감독 김용화·이하 신과 함께2)의 제작진이 성추문에 휩싸인 배우 오달수 분량을 전면 삭제하고 새 배우를 캐스팅해 재촬영하기로 결정했다. 제작비 증액과 시간적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새 영화를 ‘오달수 논란’과 완전 분리하려는 결단으로 해석된다.
‘신과 함께2’ 측이 오달수의 편집을 결정하기까지 몹시 애를 태우며 마음 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나머지 3편의 영화에 비해 분량 삭제가 쉬웠던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오달수가 7개의 지옥 심판에서 대왕들의 판단을 돕는 판관1 역을 맡았기 때문에 다른 주연 배우들에 비해 출연분량이 적었던 게 유효했다.
오달수를 전면 통편집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신과 함께1-죄와 벌’이 1441만 466명(영진위 제공)의 관객 동원으로 매출액 1156억 이상을 돌파하며 1~2편의 제작비 400억 원을 모두 회수했기 때문이다.
물론 재촬영을 결정하면서 제작비가 추가적으로 들긴 하겠지만, 속편에 대한 관람 의사를 밝힌 관객들의 수치까지 합산한다면 재촬영이 결코 손해 보는 일은 아닐 터다. 향후 관객동원과 부가판권수익을 비롯해 올 여름 개봉하는 매출은 순수익으로 직결될 전망이다.
하지만 오달수 문제에 직면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감독 김지훈), ‘컨트롤’(감독 한장혁), ‘이웃사촌’(감독 이환경)의 경우는 다르다. 오달수가 주연급으로 출연해 등장 분량이 많기 때문에 통편집은 어려운 실정이며 설사 편집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제작비 증액 및 타 배우들과의 재촬영 스케줄을 맞추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측은 OSEN에 “재촬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컨트롤’ 측도 OSEN에 “당초 편집할 계획이 없었으나 (오달수 사과문 이후)다시 편집을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라 시간이 필요하나 굳이 금전적 손해를 보면서까지 재촬영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이 우세할 걸로 짐작된다.
세 편의 영화 제작진들의 최상의 선택지는 현재로서는 ‘편집 없는 개봉연기’가 아닐까 싶다.
지난 2017년 8월 27일 촬영을 마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제작 더타워픽처스·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국제중학교의 한 남학생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자 같은 반 학생들의 부모들이 학교로 소집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오달수는 설경구, 문소리, 고창석과 함께 부모 역을 맡아 작품에서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한다. 제작비는 50억 원 가량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11월 2일 크랭크업한 ‘컨트롤’(제작 위드인픽쳐스·배급 미정)은 엘리트의 가면을 쓰고 있지만 알고 보면 아픈 상처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 범인과 이들에게 딸을 빼앗긴 아빠의 대립을 그린 영화이다. 오달수는 배우 박해일, 정웅인, 정상훈과 연기 호흡을 맞추며 적지 않은 분량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아직 배급사가 결정되지 않았기에 당장 개봉 문제는 좀 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생각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달 24일 촬영을 마친 ‘이웃사촌’(제작 ·배급 배급사 워너브라더스 코리아)의 순제작비는 약 80억 원 가량인데 세 편 중에 가장 오달수의 출연 분량이 많아 전면 통편집이 어려운 작품이다. 재촬영을 결정한다면 십억 대 증액이 불가피하다.
결론적으로 세 작품의 제작진들은 통편집과 전면 재촬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오달수의 성추문이 촬영 중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책임을 물수도 없는 상황이다. 제작진들은 서로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며 개봉을 무기한으로 연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