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제한된 시간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한 고민을 자체 청백전에서 보여줬다.
두산은 4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구장에서 2차 스프링캠프 두 번째 자체 청백전을 실시했다.
이날 두산의 경기는 10회까지 진행됐다. 전날(3일) 예정했던 청백전 비로 인해서 3회 만에 끝나면서 등판 예정이었던 투수들이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구춘대회 3경기 중에서도 한 경기(2월 28일 오릭스전)도 비로 인해 6이닝까지만 진행된 바 있다.
오는 9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하는 가운데, 시범경기도 아시안게임으로 줄어들어 실전 경기 한 경기가 아쉬운 상황인 터라 이날 경기의 이닝을 늘린 것이다.
10회까지 투수들의 이닝은 정해져 있었다. 청팀은 현도훈(2이닝)-변진수(2이닝), 유재유(2이닝)-이영하(2이닝)-홍상삼(1이닝)-장민익(1이닝)의 등판이 예정돼 있었고, 백팀은 이용찬(3이닝)-박치국(2이닝)-최대성(1이닝)-김강률(2이닝)-이현호(1이닝)-박신지(1이닝) 순서였다.
10회까지 경기가 예정된 가운데 이날 경기 중간에는 이색적인 장면도 나왔다. 현도훈과 변진수에 이어 5회 마운드에 올라온 유재유는 6회말 1사 백민기의 타석에서 갑작스럽게 경기가 중단됐다. 바로 유재유의 손가락에 물집이 잡혔기 때문. 정식 경기의 경우 다음 투수가 올라오기 마련이지만, 이날은 곧바로 이닝을 종료하고 백팀의 수비로 넘어갔다.
자신의 이닝이 정해진 만큼 다음 투수로 예정돼 있던 이영하도 아직 몸을 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유재유의 부상은 크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유재유는 마운드를 내려온 뒤 "가운데 손가락이 벗겨졌다"라며 "많이 다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10회말 마지막 순간도 '극적(?)'으로 끝났다. 백팀의 타격감이 물이 오른 가운데 청팀의 마지막 투수 장민익은 쉽사리 이닝을 끝내지 못했다. 계속된 출루에 투구수가 늘어나자 결국 경기를 강제로 끝냈다. 김태형 감독은 "연습경기가 길어지면 안 된다"라며 무리하지 않고 진행했음을 이야기했다.
한편 이날 두 팀의 청백전은 15-3으로 백팀의 승리로 끝났다. 백팀 허경민은 4안타로 맹타를 휘둘렀고, 박세혁과 김재환도 3안타 경기를 했다. 또한 조수행, 양의지, 김민혁, 류지혁도 멀티히트로 좋은 타격 감각을 뽐냈다. 청팀에서는 청팀은 파레디스가 3안타, 박건우가 2루타 두 개를 기록했다. / bellstop@osen.co.kr
[사진] 미야자키(일본)=이종서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