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에서 천호진의 시한부 선고 이후, 신혜선이 다시금 박시후를 향한 마음을 닫아버렸다. 종영을 코앞에 두고도 흙빛만 쌓여가는 상황.
4일 방송된 KBS2TV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연출 김형석,극본 소현경)'에서는 계속해서 꽃피지 않는 지안(신혜선 분)의 상황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위암말기를 선고받은 태수(천호진 분)는 자식들이 한 자리에 모이자 "난 마음 정리 끝냈다. 못해본 거 하다가 내 인생 조용히 살다 가고 싶다"며 자식들에게 울지말라며 되려 위로했다. 그럼에도 자식들의 눈물이 멈추지 않자, 태수는 "네들 덕분에 억울한 거 없다"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태수는 "상상암 오진 때도 너희들이 내게 잘해줬다, 그 전까진 아버지로써 외면 당한다고 생각해 서운하고 화도 났다,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구나 배신감이 컸다"며 자신의 인생을 실패했다고 느꼈다 했다. 심지어 병원이고 뭐고 빨리 죽고싶었던 심정까지 모두 전했다.
자식들이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하자, 태수는 "싫지가 않더라, 네들이 마음 써주는게 잘해주는 척이라도 좋았다"면서 "근데 암이 아니래 어찌나 창피하고 민망한지.."라며 한 동안 말문을 잇지 못했다. 방 안에는 정적이 흘렀고, 자식들은 눈물만 훔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태수는 "근데 또 너무 좋았다 살아서 좋은게 아니라 네들이 내 마음을 들여다봐준 게, 그걸 알아봐준 게 너무 좋았다"면서 "네들이 날 버린게 아니었구나, 날 원망만 한게 아니었구나 고마웠다"며 쓰라린 미소로 착잡했던 심경을 전했다.
태수는 "그 과정이 없었으면 오해만 하다가 네들하고 네들 엄마와 풀지도 못하고 떠났을 거다, 그러니 서운할 것이 없다"며 모든 걸 정리한 듯 담담하게 가족들과의 마지막을 준비했다.
그런 태수를 보며, 양미정(김혜옥 분)은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죽고 싶다"며 모든 것이 자신 때문인 듯 미안함에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러자 태수는 "죽으면 염치가 없는 것, 미안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아라"라면서 "자식들 피해가지 않게 열심히 살아라, 늙어도 부모는 그리운 법이다"며 미정의 마음을 달랬다. 이어 지안과 지수를 바꿔치기 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당신 실수도 나쁘지 않았다, 지안이가 자기 길 찾아 떠나 그 집에 들어갔다 온 것이니 걱정하지 말아라"며 계속해서 미정을 위로하려 애썼다.
미정은 태수가 자연치료를 시작하며 건강이 회복될 수 있으리라 믿으며, 함께 정선으로 내려가자고 제안했다. 지안도 함께 가겠다고 하자, 태수는 그런 미정을 가만히 바라보며 "엄마랑 둘이 가겠다, 둘이 어디가본 게 10년은 넘은 것 같다"며 미정과 단 둘이 기차에 올랐다. 정선에 도착한 미정은 태수를 위해 자연 식단을 준비하며 살뜰히 병간호를 챙겼다.
지안과 가족들은 위암 말기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보러 다녔지만, 달리 방법이 없자 낙담하며 절망감만 쌓여갔다.
특히 지안은 아빠 태수의 병이 악화되자 이를 옆에서 지켜보는 것을 힘겨워했다. 마침 도경(박시후 분)이 자신을 찾아오자, 지안은 도경에 품에 안겨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다. 도경은 지안이 우는 이유를 물었으나, 지안은 "그냥 울고 싶었다"며 말을 아꼈다.
이때, 도경은 지안의 판란드 행을 뒤늦게 전해듣게 됐고, 지안에게 가지말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지안은 자신의 아버지가 회장 노양호(김병기 분)에게 무릎을 꿇고 수모를 당했단 사실을 알게 된 상황에, 이를 숨겼던 도경에게 원망이 가득한 상태였다.
지안은 "당신이 말하지 못한건 날 걱정해서가 아니다, 아빠는 내가 비참할까봐 , 당신은 날 떠날까봐 말 못했다, 내 아빠를 협박하고 무릎꿇게 한 손자와 사랑하게 만들었다"며 이기적이었던 도경의 행동에, 자신의 입장을 생각해주지 않았던 도경에게 또 한번 실망하고 말았다.
도경은 "널 너무 사랑해서 그랬다"고 말했으나, 지안은 "날 정말 사랑했다면 욕심내지 말았어야한다"면서
"내가 원하는게 뭔지 알기는 하냐, 당신 마음을 받아달라고만 했다, 집까지 나와 고생하면 난 당연히 그걸 받아줘야하는 거냐"고 받아쳤다. 심지어 "나한테 한 가장 큰 잘못은 ,내가 널 사랑하게 만든 것"이라고까지 말하며 도경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상황, 지안은 "그래서 용서가 안 된다, 그리고 나도 용서가 안 된다"며 마음의 문을 닫았다.
결국 아버지의 병세악화가 자신의 탓인 듯 괴로움에 시달리던 지안은 도경을 향한 사랑 마저 원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모든걸 잃어버린 듯 다시 미소를 잃어버린 지안, 종영까지 2회가 남은 상황에서 과연 지안은 언제쯤 흙빛이 아닌 황금빛 인생이 꽃피울수 있을지 마지막회까지 궁금증만 증폭되고 있다. /ssu0818@osen.co.kr
[사진]'황금빛 내 인생' 방송화면 캡쳐